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에서 동성 커플을 법적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고 CNN 방송이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동성 커플들로부터 제기된 청원에 대해 온라인 서면 답변을 했다. 앞서 지난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올라온 동성혼 합법화 청원에 대한 답변이다.
우크라이나는 헌법 51조에 “결혼은 남성과 여성의 자유로운 동의에 근거한다”고 적시,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동성 커플 용사들이 수천명 참전하면서 이들에 대한 불이익이 불거지며 합법화 여론이 일었다. 성소수자 군인이 사망할 경우 동성 파트너에게 통보가 가지 않으며, 전쟁 중 부상을 당하더라도 동성 파트너는 면회를 갈 수 없다는 지적 등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는 나라가 전쟁 중이라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헌법 157조는 계엄령이나 비상사태 중에는 헌법을 개정할 수 없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민 파트너십(civil partnership)의 형태로 동성 커플을 법제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인권과 자유를 보장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