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8일간 실종됐던 8살 소년이 하수구에서 발견됐다. 맨홀 뚜껑 아래서 훌쩍거리는 소리를 들은 한 행인의 신고 덕에 소년은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27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스카이뉴스 등은 지난 17일 자신의 집 앞마당에서 놀다 사라진 조(8)가 실종 8일 만인 25일 무사히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일주일 간 현지 경찰은 수백 명의 지역 주민과 형사, 감지견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 작전을 펼쳤으나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조가 구조될 수 있었던 건 한 지역 주민의 신고 덕분이었다.
25일 오전 6시20분쯤 길을 걷고 있던 신고자는 어디에선가 나는 희미하게 낑낑대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이 소리를 듣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경찰과 소방관, 긴급 구조대원들은 현장으로 달려왔다.
구조대원들이 맨홀 뚜껑을 들어 올리자, 하수구 바닥에 앉아있던 조의 모습이 보였다. 소방관 한 명이 하수구로 들어가 조를 진정시킨 뒤, 하수구 밖으로 빼냈다. 조는 저체온증으로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는 상태로, 곧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조가 구조되는 장면을 본 주민은 “나는 그 소년이 얼마나 조심스럽게 구조되는지를 봤다. 당시에는 그 소년이 조인 줄 몰랐다. 그는 무사해보였고, 그가 그 안에서 살아있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다른 주민 또한 “조가 낸 소리가 들렸다는 게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곳은 차도 많이 다니고, 소음도 많이 나는 곳”이라고 했다.
조가 발견된 곳은 자택에서 약 200m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스테판 클라트 경찰 대변인은 “조가 혼자서 무거운 맨홀 뚜껑을 들어올릴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다른 지점에 있는 터널 속으로 올라가 관을 타고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조를 하수구에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가 회복되면 자세한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김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