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경기침체 가능성 있어” 발언 영향
외국인 국내 증시 이탈도 지속
23일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 130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넘어선 것은 약 13년 만에 처음이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원 오른 1299원에 거래를 시작했고, 장 초반 1300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09년 7월 14일(고가 기준 1303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앞서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304원까지 치솟는 등 이미 1300원을 넘어선 바 있다.
이날 환율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힘입어 상승했다. 파월 의장은 22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을 약속한다”면서 금리인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이와 동시에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고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는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달러화는 소폭 약세로 돌아섰지만, 투자자금은 채권,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보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밤 사이 글로벌 투자자금이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했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이 지속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