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연준, 수요 쪽이 요인
미국 물가 급등 요인의 약 3분의 2 가량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악화된 공급망 혼란 때문이라
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이코노미스트인 애덤 헤일 샤피로는 21일 공개한 연구 발표문에서
수요 쪽 요인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원인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
이 보도했다.
샤피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서 100
개 이상 상품·서비스 범주의 30여년 간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그러면서 각 상품·서
비스의 가격과 수량이 역사적 패턴에 기반한 예상치를 웃돌거나 밑도는지를 살펴봤다.
그는 가격과 수량이 동시에 예상치를 웃돌거나 밑돌 경우의 물가 변동 원인을 ‘수요 주도’, 가격과 수량
이 한쪽은 예상치를 웃돌고 다른 쪽은 밑도는 경우를 ‘공급 주도’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공급 주도 요인
이 물가상승률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평균 상승률보다 2.5%포인트, 수요 주도 요인은 1.4%포인트 각
각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샤피로는 “수요 이외의 요인들이 최근 높은 인플레 원인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런
연구 결과는 경제와 관련된 일부 위험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를 올리고 경제활동을 억
제하는 공급 분야의 충격이 만연하게 되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후퇴 속에서도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에
진입할 위험성이 커진다고 했다.
그는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의 경우 공급 요인과 수요 요인이 거의 동등
한 정도로 물가 상승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미국의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6.6% 급등하며 지난 1982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
록했다.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33.9%)와 식료품(9.2%) 가격 폭등이 주
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이를 두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과도한 경기 부양 법안이 소비자 수요 증가를
부채질한 결과라는 주장과 공급망 혼란 등 미국 경제 외부의 요인 때문이라는 견해가 맞부딪혔다.
PCE 가격지수는 4월에는 상승률이 6.3%로 전월보다 조금 낮아졌다. PCE는 가계 및 민간 비영리단체의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지출의 합계로,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낮게 산출된다.
유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