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를 방문해 고려인 후손인 비탈리 김(41) 주지사에게 훈장을 수여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콜라이우는 흑해 주요 항구인 오데사로 가는 길목이다. 러시아군의 주요 공격 목표 지점이다. 러시아가 점령한 헤르손 지역에서 약 50㎞ 떨어져 있다. 지난 3월 초 러시아군은 미콜라이우시 외곽까지 진입했다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후퇴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방문하기 전날에도 미콜라이우에는 러시아군의 포격이 있었고, 2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을 입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3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주(州) 정부 청사와 주거 지역 등을 이날 돌아봤다. 또 러시아군에 맞서 싸운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시장과 김 주지사, 군인들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김 주지사는 증조부가 1930년대 구소련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연해주에서 우크라이나 쪽으로 이주해온 고려인의 후손이다. 2019년 정치에 입문해 2020년 주지사가 됐다. 그는 전략적 요충지인 미콜라이우의 전황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끌어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말 제2도시 하르키우를 시작으로 최전선과 가까운 지역을 방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행보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이 해당 지역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 군의 사기를 북돋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열세인 가운데 자국군이 일부 성과를 낸 곳으로 국내외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최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