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설립된 헌츠빌 공장, 전국 최대 모듈 생산 시설
LG측, 중국 저가 공세에 오는 6월, 12년만에 전격 중단
LG전자가 12년 만에 태양광 패널 사업에서 철수한다. 이에 따라 헌츠빌에 소재한 앨라배마 LG 태양광 모듈 제조공장도 운영이 중단된다. LG전자는 최근 “오는 6월 30일자로 태양광 셀 및 모듈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사업과 미래 준비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을 시작해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산 저가 태양광 모듈 제품으로 인해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고,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수년간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 수준에 머물며 매출과 영업이익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9년 1조1000억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 8000억원대로 하락했고 적자도 누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애프터서비스 같은 필요 물량을 고려해 2분기까지 태양광 패널을 생산하고, 국내 600여 명을 포함한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명은 사내에서 재배치하기로 했다. 태양광 모듈 사업 철수 결정으로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던 국내 구미 공장과 앨라배마 공장도 운영이 중단된다. 앨라배마 LG 태양광 모듈 생산 공장은 헌츠빌에 소재하고 있으며 지난 2019년 오픈했다. 앨라배마 헌츠빌 LG 태양광 모듈 생산 공장은 동종 업계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큰 공장 중 하나이며 160명의 정규 직원들과 60명의 계약직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오는 6월 부로 실직하게 된 220명의 직원들은 LG측으로부터 다른 직위 이전 제안을 받게 되며 퇴사를 결정할 경우 근속 기간에 따라 상응하는 퇴직금을 받게 된다. LG전자 측은 “태양광 패널 사업을 맡았던 기업 간 거래 담당 BS사업부는 앞으로 기업용 모니터, 노트북, 상업용 TV, 로봇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한화 시마론 LLC는 앨라배마 오펠라이카에서 신규 제조 공장을 시공중이며 올해 상반기중 완공 예정이다. 신규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는 1억3000만달러가 투자되며 261개 새 일자리가 창출된다. 한화 시마론은 앨라배마주 상무부 산하 인력 훈련부서인 AIDT와 협력해 곧 신규 직원 채용에 돌입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한화 시마론과 오펠라이카 산업개발국의 파트너십으로 진행중이며 공장은 개스와 연료 전지 저장 탱크 제조 시설로 알려졌다. 한화 솔루션의 시마론 인수는 2020년 연말 이뤄졌다. 이번 인수로 한화솔루션은 그린 수소의 생산과 저장, 운송에 이르는 전 가치사슬(밸류 체인)에서 사업 역량을 구축한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시마론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사내 벤처로 출발한 스타트업으로 한화 측이 시마론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마론은 NASA에서 23년 동안 항공 소재 분야 연구원으로 근무한 톰 딜레이가 2008년 사내벤처로 설립한 기업이다. 딜레이는 우주선용 고압 탱크 특허를 비롯해 경량 탱크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시마론은 2015년 NASA에서 독립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수소 자동차용 탱크 외에 수소 운송 튜브 트레일러용 탱크, 충전소용 초고압 탱크, 항공 우주용 탱크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화 측은 오는 2025년까지 시마론에 약 1억달러를 투자해 글로벌 수소 탱크 사업 전개를 위한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화 측에 따르면 시마론은 경쟁사보다 가볍고 안전한 수소 탱크를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시마론의 넵튠 탱크는 초대용량(2000리터)의 타입4(Type4) 복합 소재 탱크로, 동일 용량 탱크 중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압력(517bar)으로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특히 시마론의 고압 탱크는 우주 항공용 탱크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차별화된 소재·구조 기술을 적용해 가스를 100% 남김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마론은 2010년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상업용 우주선 업체인 스페이스X에 프로토타입의 고압 탱크를 공급했으며, 2014년부터는 스페이스X 팰콘(Falcon)9 로켓에 들어가는 탱크를 판매했다. 2015년 나사에서 독립한 이후에는 산업용 탱크로 사업 분야를 확대했다.
현재 한화 오펠라이카 공장은 현대자동차 몽고메리 공장과 기아자동차 조지아 공장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앨라배마 공장에서 자동차 경량화 소재인 ‘GMT(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 ‘LWRT(저중량 열가소성 플라스틱)’, ‘EPP(발포 폴리프로필렌)’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가 공급하는 이러한 부품들로 현대기아동차는 물론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공급되는 범퍼빔, 좌석 등받이, 언더커버, 배터리 트레이, 시트쿠션 패널 등을 직접 사출 성형하고 있다.
한화의 GMT 세계 시장 점유율은 70%로 이 부문에서 가장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2005년 150명을 채용하면서 출범한 한화 앨라배마는 꾸준한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 오펠라이카 북서부 산업 공단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한화는 지난 2013년에도 900만 달러를 투자해 54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2017년에는 사세 확장 일환으로 2000만달러를 투자해 향후 3년간 1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발표했었다.
앨라배마 LG 태양광 모듈 공장. <헌츠빌 매디슨카운티 상의 제공>
오펠라이카에 소재한 앨라배마 한화 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