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밴허크 미(美) 북부사령관 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관은 30일(현지 시각) 북한이 최근 시험 발사했다고 주장한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 “평가가 진행 중이지만 미 본토는 안전할 것”이라고 했다.
존 커비(왼쪽) 미국 국방부 대변인과 화상으로 참가한 글렌 벤허크(오른쪽) 미 북부사령관 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관이 지난 9월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밴허크 사령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정보 당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여전히 평가 중인 것으로 안다”며 “우리는 지금 그 능력을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주장과 실제 발사된 미사일 제원 등을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미 본토는 북한이 시험했다고 주장하는 극초음속 미사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는 게 내 평가”라고 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이번 일이 미국 인력이나 영토, 우리 동맹에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고 평가하지만, 이는 (국제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북한의 불법적 무기 프로그램의 영향을 강조하며 한국과 일본 동맹에 대한 우리의 (방어) 약속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했다.
커비 대변인은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 28일 시험 발사한 미사일이 ‘화성-8형’이라는 이름의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확인했다. 통신은 “처음으로 도입한 암풀(앰풀·ampoule)화된 미사일 연료 계통과 발동기의 안정성을 확증했다”고도 했다. ‘암풀화’는 미사일에 액체 연료를 주입한 후 장기 보관 및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액체 연료의 단점을 보완해 고체 연료처럼 미사일을 언제든지 즉각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새로 개발했다는 극초음속미사일의 시험발사 장면을 2021년 9월 29일 공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 미사일의 이름이 '화성-8'형이라며 관련 사진을 보도했다./노동신문 뉴스1
극초음속 무기는 중국·러시아가 1~2년 전쯤부터 실전 배치를 시작했고 미국도 현재 개발 중일 정도로 고난도 기술을 요구한다. 북한이 대북 제재 국면에서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진전을 보인 것은 중·러의 기술을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중국이 실전 배치 중인 ‘미 항모 킬러’ DF-17 극초음속 미사일과 비슷한 형태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