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가격 내년 7.9% 상승 예상
지난달 미국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고 로이터 통신이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발표 내용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미국 전역을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12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연방준비구’로 나눠 각 지구마다 ‘연방준비은행’을 두고 중앙은행의 역할을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 뉴욕 연은도 그 중 하나다. 뉴욕 연은은 매달 1300 가구를 상대로 기대 인플레이션 관련 설문을 실시한다.
뉴욕 연은의 8월 소비자기대 조사 결과를 보면 향후 1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5.2%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뉴욕 연은이 2013년 기대인플레이션 집계를 내놓은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자 10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다.
향후 3년간 기대 인플레 중간값도 4.0%로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거의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향후 기대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목표치(2.0%)보다 훨씬 높은 셈이다. 이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강조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집값 상승률 기대치는 3개월 연속 떨어졌지만 평균 5.9%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식품가격은 내년 7.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7월 예상치 7.1%를 웃돌았다. 내년 집세는 10% 오르고 의료비는 9.7%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전월 전망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소득은 3.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역대 가장 높다. 최근 기업들이 구인난 등을 이유로 임금 인상 압력이 큰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체 기대인플레이션보다 낮은 만큼 가계의 실질 구매력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3년 기대인플레이션의 경우 4.0%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이 역시 최고치다.
연준 위원들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기대 인플레이션을 중요하게 본다. 특히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촉발된 물가 압박이 일시적으로 지나갈지 아니면 경제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지를 연준은 중요시한다.
일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계속되면 지난해 단행한 대규모 채권매입을 조기에 중단해 정책대응의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달 신규 고용 부진에도 올해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을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용성 기자
월마트 매장에서 장을 보는 미국인.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