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은행에서 전직 이라크 파견 군인이 도끼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려 한 남성이 크게 다친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그의 어머니는 그가 평소 정신질환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CBS뉴욕,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5시 30분쯤(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체이스 은행에서 애론 가르시아(37)가 ATM을 사용하고 있던 피구엘 솔로자노(51)를 아무 이유 없이 손도끼로 내려쳐 큰 부상을 입혔다.
당시 폐쇄회로(CC)TV를 보면 은행에 있던 가르시아는 솔로자노가 ATM 앞에 서서 업무를 보는 동안 은행 안쪽에서 걸어 나와 솔로자노의 뒤에서 다짜고짜 그의 다리를 내려친다. 이에 놀란 솔로자노는 뒷걸음질 치며 그를 막으려 하지만 가르시아가 도끼를 높이 들어 그의 머리를 내려치는 바람에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
/ThePerezHilton 트위터
이후 가르시아는 그를 발로 걷어차고 밀치면서 수차례 더 내려찍었다. 그의 공격에 솔로자노는 피투성이가 된 채 자신의 가방도 챙기지 못하고 도망쳤다. 가르시아는 이후 은행에 남아 도끼로 ATM기 화면을 모두 부순 뒤 도끼를 현장에 버린 후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는 범행 전 해당 은행에서 다른 고객들에게 “나는 너를 죽여야 한다” “나는 사냥 중이고 누군가를 다치게 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가르시아는 17일 맨해튼의 한 거리에서 망치로 자동차 유리를 부수고 행인들을 위협하고 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19일 용커스 경찰은 살인미수, 폭행, 협박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그가 은행에서 어떤 금품도 훔치지 않아 강도 혐의는 포함되지 않았다.
18일 그의 어머니 사라 가르시아(64)는 그가 “순수한 광기”에 의해 이 비극적인 일을 벌였다고 말했다. 사라는 아들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6년간 이라크에 파병됐던 군인이라고 했다. 사라에 따르면 가르시아는 제대한 이후부터 공격성을 보여 재향군인 관리 병원에서 정신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사라는 “변명할 수는 없다”며 “인간은 물론이고 개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정말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사라는 또 가르시아의 범죄에 대해 “군이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사라에 따르면 가르시아는 평소 자연재해에 대한 망상으로 괴로워했다. 사라는 “그는 화산 폭발에 대해 걱정하며 ‘엄마, 짐을 싸야 해요. 떠나야 합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1년 동안 사라와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남동생들은 가르시아를 보지 못했다며 “그를 돕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가르시아가 스토킹, 괴롭힘, 보호 명령 위반 등으로 8번 체포된 이력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머리, 오른쪽 다리 등에 큰 부상을 당한 솔로자노는 사건 이후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22일 현지 매체는 그가 이 사건으로 걸을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은 “이런 종류의 위기에 대응할 팀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어느 때보다 많은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정신질환 범죄 대응팀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에선 미국의 치안 체계가 총기사건과 같은 강력범죄에만 치중돼 있다며 정신질환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 촉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채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