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북미 지역을 덮치면서 농축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캐나다와 미국에선 농작물이 수확하기도 전에 과도하게 익는 일이 발생했다. 또 가뭄으로 물이 말라 용수 부족을 겪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지하수를 찾는 수맥 탐지가도 등장했다.
19일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북미에서 농축산업자들이 이상고온 때문에 한 해 농사를 망쳤다며 신음하고 있다.
지난 6월 열돔현상에 의한 폭염으로 수백 명이 사망한 캐나다에선 농작물이 수확하기 전에 익는 일이 발생했다. 나무에 달린 체리 열매는 불에 익은 듯 구워졌다. 그나마 겉이 성한 체리도 속이 다 차지 않아 주스용으로 밖에 쓸 수 없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7월16일 가뭄으로 댐수위가 기록적으로 낮아져 배들이 운항하지 못하고 정박해있는 오로빌 일대 수로 풍경 REUTERS 연합뉴스
캐놀라와 밀이 전부 시들면서 밭은 갈빛으로 물들었다. 농가들은 상품 가치가 떨어진 작물을 거두는 대신, 인근 축산 농가의 가축들을 밭에 풀어 사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바닷가의 조개 수백만 마리도 열에 익어 입을 벌렸다. 축산농가 역시 용수가 부족해 기르는 가축들을 다 팔아야 할 위기에 처했다.
캐나다 프레이저밸리대 식품농업연구소의 레노어 뉴먼 소장은 “이상고온이 매년 반복되면 식품생산은 끝장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대규모 식량 부족이 닥치진 않겠지만, 단기적으로 식품 가격은 급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와인 생산업자들도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다. 미국 최고의 와인을 제조하는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는 작년 11월에 산불에 와인 제조 시설이 대거 소실됐다. 지난 겨울에는 심한 가뭄으로 봄까지 저수지가 완전히 말라 새로 작물을 가꿀 수도 없게 됐다.
극심한 물 부족으로 캘리포니아주 포도밭 농가에선 수맥 탐지가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텔레비전 안테나처럼 생긴 수맥봉을 들고 농업용수로 활용할 지하수원을 찾는다.
뉴욕타임스는 “수맥 탐지는 중세 유럽 때나 활용하던 방법”이라면서도 “수맥 탐지가의 등장은 농가의 절박한 심정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최혜승 조선NS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