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휘발유가격이 지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CBS뉴스와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이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 회원국들간 증산문제 갈등과 달러강세가 합쳐지며 연초 이후 40% 이상 상승한 것.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자동차협회(AAA)는 이날 미국 전국의 평균 휘발유가격은 연초 이후 40% 이상 급등해 갤런당 3.13달러(약 3560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4년 이후 최고치다. 미국 내 휘발유 평균가격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 여파에 1달러대로 떨어진 이후 줄곧 2달러대에 머물러왔다.
다만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세에 따른 경기여파 우려와 OPEC+ 회원국들간 합의 움직임이 나타나 국제유가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장기적인 가격상승세가 지속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AAA는 휘발유가격 급등의 주 요인을 억눌렸던 여행수요의 확대 때문으로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독립기념일 연휴동안 약 4700만명 이상이 여행을 떠났는데, 역대 최대 기록이던 2019년 4541만명을 뛰어넘는 숫자였다. AAA는 이와 관련해 “차량 이용객이 4360만명, 항공이용객도 352만명으로 크게 늘어나 미국 내 휘발유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동 산유국들의 생산량 합의 문제 등에 따른 가격 상승세도 여행수요를 억누르진 못할 것”이라며 “8월말까지 20센트 정도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앞서 국제유가는 OPEC+ 회의결렬 소식에 급등세를 보이다가 합의 가능성이 나오면서 급락세로 마감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초반 배럴당 76.98달러까지 급등해 2014년 11월 이후 6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OPEC+ 회원국간 회담 재개 논의소식이 알려지면서 급락세로 돌아서 전장대비 2.38% 하락한 73.37달러로 마감했다.
OPEC+의 감산안 연장계획에 반발하던 아랍에미리트(UAE)가 회담에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에 감돌던 불안심리가 해소됐다는 평가다. UAE의 복귀 시사는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작용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미 백악관은 OPEC+ 회담 결렬 소식에 대해 성명을 내고 “미국은 점진적 증산안이 진전될 수 있도록 타협점을 찾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용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