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해군마을 연쇄아동성폭력·성착취범에 ‘발칵’
범인은 해군 소속으로 드러나…피해자 상당수도 군 자녀들
부모들의 절규 “인간도 아닌 것…죽지 말고 오랫동안 고통 느끼길”
뉴욕에서 북쪽으로 350㎞쯤 떨어진 코네티컷주 그로튼(Groton)은 미 해군 주력 잠수함의 수리·건조 시설이 있는 평화롭고 조용한 바닷가마을이다. 주민 상당수가 해군 병사와 군무원 또는 그 가족이다. 그 일원인 해군 기술자 랜덜 틸튼(32) 역시 근면성실하게 살아온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연쇄어린이성착취범이라는 추악한 이면이 드러나기까지는 그랬다. 조용했던 바닷가마을이 그가 저지른 악마 같은 범죄 행각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충격과 분노에 빠졌다. 재판에 넘겨진 성착취범에게는 ‘2세기 하도고 10년을 감옥에서 지내라’는 판결이 떨어졌다.
미 코네티컷 연방지법은 22일(현지 시각) 어린이 성폭력 및 성착취물 제작 혐의 등으로 기소된 미 해군 기술자 랜덜 틸튼에게 징역 210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그는 242살이 돼야 출소할 수 있다. 앞서 그는 작년 12월 성폭력 및 성착취물 제조·배포 혐의 등을 인정했다. 그의 몹쓸짓에 몇 해에 걸쳐 희생당한 여자 어린이들은 총 7명이고 나이는 생후 4개월에서 8살 사이였다. 2019년 11월 그로튼 경찰에 체포된 그는 진술에서 어린이 성폭력 뿐 아니라 성착취물 제조 사실까지 털어놨다.
그의 진술에 따라 틸튼이 가지고 있던 노트북PC와 태블릿PC, 휴대전화와 두 개의 플래시드라이브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작됐다. 수사관들은 치를 떨었다. 여자 어린이 일곱명에 대해 차마 말할 수 없는 몹쓸 짓을 저지른 장면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이 저장돼있었다. 그는 이 동영상들을 다크웹(특정 경로로만 접속이 가능한 웹사이트로 주로 범죄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에 배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다수가 해군 가족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군은 충격에 빠졌고, NCIS(해군범죄수사대) 수사 인력과 FBI, 연방 검찰인력까지 투입됐다. 틸튼의 악마 같은 행각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의 전자기기에서는 신원이 특정된 일곱명의 피해자 다른 어린아이들에게 몹쓸짓을 저지르는 동영상과 사진 수천장이 발견됐고, 심지어 시간(屍姦)처럼 보이는 장면까지 포함돼 수사진을 경악시켰다. 알려지지 않은 여죄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