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의 빠른 보급으로 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미국이 ‘델타 변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는 기존 영국발 알파 변이보다 전염력이 60%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얼데이 연휴 기간인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해수욕객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올해 메모리얼데이는 미 방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 지침을 완화한 이후 첫 번째로 맞는 연휴여서 미국인들이 대거 여행길에 올랐다.
메모리얼데이 연휴 기간인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해수욕객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올해 메모리얼데이는 미 방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 지침을 완화한 이후 첫 번째로 맞는 연휴여서 미국인들이 대거 여행길에 올랐다.
CNN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미국 수도 워싱턴DC와 49개주에서 모두 발견됐다. 미국이 방역 조치를 사실상 모두 해제한 상황이어서 전염성이 강한 델타변이발 대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3일(현지 시각) NBC뉴스 인터뷰에서 “한달여가 지나면 델타 변이가 지배적인 종(種)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델타 변이가 두 배로 증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주”라며 “현재 미국 내 신규 감염자 중 델타 변이 비중은 약 20%”라고 설명했다.
델타 변이가 팬데믹을 재연할 것이라는 연구는 적지 않게 나와 있다. 존스홉킨스대의 전염병 연구자인 저스틴 레슬러 박사는 미국인의 75%가 백신을 접종한 와중에 델타 변이가 퍼진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 가을과 겨울 미국에서 매주 3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두 배로 늘어나는 시간을 감안할 경우 한달여 뒤면 상당히 지배적인 종이 될 것이라는 게 파우치 소장의 전망이다. 이는 최근 로셸 월런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이 예상한 시점보다 빠른 것이다. 앞서 월런스키 소장은 “델타 변이는 몇 달 뒤 지배적인 종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CBS에도 나와 “특히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델타 변이가 퍼질 것”이라며 백신 접종을 서두를 것을 당부했다.
미국 밖의 델타변이 전파 속도 또한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백신 접종 모범국’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 외국인 관광객의 자가 격리 면제 계획을 연기했다. 다음달 1일 시행하려다 한달을 미뤘다.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늘어난 감염의 70%는 델타 변이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럽은 이미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유럽경제지역(EEA)의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 30개국 내 델타 변이 확산 영향 평가 결과, 오는 8월 말까지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EU 내 신규 감염의 9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날 밝혔다.
ECDC는 “델타 변이에 의한 감염이 8월 초까지 신규 확진의 70%, 8월 말에는 9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에 따르면 델타 변이보다 전염력이 더 큰 델타 플러스 확진이 이날 41건 확인됐다.
이용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