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3일(현지 시각) 35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해 미국 뉴멕시코주 리오랜초 생산시설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연구·개발(R&D)를 위해 이스라엘에 6억달러(약 67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힌지 하루 만이다. ‘왕의 귀환’을 목표로 한 공격 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인텔은 1980년대부터 옵테인 메모리,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을 생산해온 리오랜초 공장에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시설을 더해 내년 말부터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새로 추가되는 시설에서는 서로 다른 공정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쌓아 올려 결합하는 기술인 포베로스(FOVEROS)와 평면에서 반도체를 연결하는 EMIB 기술이 접목될 예정이다.
인텔은 이번 설비 증설로 앞으로 3년간 700명을 추가 채용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셸 루한 그리샴 뉴멕시코 주지사는 “리오랜초 공장의 면적이 지금보다 약 40% 더 늘어나게 됐다”며 건설 수요로 생긴 1000명 규모의 일시적 고용처럼 기타 다른 사업에도 지속적인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텔은 전날 이스라엘에 6억달러를 투자해 자율주행 기술과 반도체 R&D에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4억달러는 예루살렘에 있는 자율주행 관련 자회사 모빌아이 본사를 자율주행 연구 R&D 기지로 육성하는 데 쓰고, 2억달러는 북부 하이파 지역에 반도체 연구개발 센터를 짓는 데 사용한다는 설명이다. 인텔은 이밖에도 이스라엘에 100억달러(약 11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또 세운다고 했다.
그간 경쟁에서 밀렸던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재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3월엔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달러(약 22조4000억원)를 들여 반도체 생산 시설을 세우고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인텔은 최근 들어 유럽에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며 각국에 80억유로(약 10조8000억원) 규모의 보조금도 요구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