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없이 방문 ‘트래블 버블’ 시작
19일 호주와 뉴질랜드 간 '트래블 버블'이 시작되면서 뉴질랜드에서 온 여행객들이 호주 시드니 공항에 도착해 여장 남성들(드래그 퀸)의 환영을 받고 있다. '트래블 버블은 코로나19 사태 중 방역이 우수한 지역 간에 서로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으로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2주간의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등 제한조치가 완화된다. /뉴시스
호주와 뉴질랜드가 19일(현지 시각)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자가 격리 없이 상대방 국가에 자유로운 여행과 방문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 시행에 돌입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호주 시드니 국제공항을 출발한 여객기가 뉴질랜드 오클랜드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오클랜드 공항 입국장엔 가족과 친지, 친구 등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돈 트랫씨는 BBC에 “지난주 목요일에 큰형이 사망했지만 이곳에 올 수 없었다. 지금 벅찬 감정을 도저히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니랠리 조핼씨는 “1년 넘게 남자 친구를 만나지 못했는데 오늘 드디어 얼굴을 보게 됐다”며 “둘이 카페도 가고, 정상적인 일상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 사태를 가장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두 나라는 이달 초 트래블 버블 도입에 합의했다.
영국·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에서 앞서나간 나라들을 중심으로 트래블 버블에 합류하는 국가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는 다음 달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입국 후 격리와 검사를 면제하겠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8일 “오는 5월부터 봉쇄령을 점진적으로 완화, 여름부터 유럽·미국발 해외 관광객이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나 코로나 음성 확인서를 제출할 경우 입국을 허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다음 달 2일 리버풀 세프턴 공원에서 5000명이 마스크 없이 참여하는 대형 콘서트를 개최, 어떤 조건 아래 대규모 행사를 재개할 수 있는지 시험할 계획이다. 향후 스포츠 경기장, 극장, 결혼식장, 나이트클럽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을 어떻게 안전하게 운영할지 결정하기 위한 연구의 일환이다.
미국은 19일부터 16세 이상 모든 성인이 코로나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접종 대상을 완전히 확대했다. 지금까지 미 성인의 50%가 넘는 코로나 백신을 1회 이상 맞았으며, 이날 접종 대상 확대로 5~6월쯤 전체 인구의 70% 이상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다만 일각에서 백신 접종을 거부해 집단면역 달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종별로는 흑인과 히스패닉의 백신 거부감이 크고, 성향별로 극우 보수층 일부에서 백신 음모론이 퍼지면서다. 이에 따라 바이든 정부는 19일부터 대대적인 백신 접종 홍보에 나서 접종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뉴욕=정시행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