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이 7일(현지 시각) 긴급 보도에서 공개한 전날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장한 음모론자의 얼굴과 이름, 소속./CNN캡처
미 의사당 난입 사태의 배후에는 미국의 음모론자들과 극우 단체가 있었다고 CNN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전날 시위를 공식적으로 조직한 것은 ‘미국 우선주의를 지지하는 여성들’이란 친(親)트럼프 그룹이었지만, 실제로는 미 전역의 극우·음모론 조장 단체들이 적극 가담해 폭력 사태를 기획했다는 분석이다.
CNN이 공개한 폭력 사태 주도자들의 신원을 보면, 이들은 가짜 뉴스와 음모론을 생산하는 큐아논(QAnon), 극우성향 백인우월주의 단체 프라우드보이즈(Proud Boys), 총기 소지 지지 단체(Pro-Gun Rights Group) 등에 소속된 자들이었다. 연방수사국(FBI) 디지털감식 전문가들이 폭동 현장 영상에 나온 시위대 얼굴을 소셜미디어 게시물들과 대조해 파악한 결과다.
CNN은 “의사당 폭력 사태는 사실상 이들에 의해서 불지펴졌다”며 “연방수사국(FBI) 등 연방 사법기관들이 이번 사태를 주도한 이들을 체포해 기소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프라우드보이즈는 워싱턴 대선불복 집회를 앞두고 총기 문제로 긴장을 야기했던 단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프라우드 보이즈를 비롯한 일부 단체가 대선 불복 집회에 총기 휴대를 종용하면서 워싱턴DC에 총기를 밀반입하는 방안까지 논의했다”고 전했다.
대선 불복 주장을 고수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 미 전역의 극우단체와 음모론자들을 자극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트위터에 “1월 6일 워싱턴에서 큰 시위가 열릴 것이다. 그곳에 와라. 거칠 것이다!”라고 트윗을 남겼다. 실제로 트럼프 지지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몇 주 전부터 “최대한 많은 무기로 무장하고 오라”는 글들이 게시됐다.
백악관의 주인이 바뀌는 20일 이후 미국에서 극우단체와 음모론자들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프라우드 보이즈를 이끄는 엔리케 타리오는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취임하면 워싱턴에서 우리를 더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벌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