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더 심각한 증세를 유발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정부가 밝혔다. 치명도와 관련된 연구 결과는 처음이다.
영국 잉글랜드공중보건국(PHE)은 자국에서 최근 급속도로 확산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B.1.1.7'의 감염자 1769명을 같은 수의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들과 비교하는 추적연구를 수행한 결과를 29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연구팀이 두 그룹을 △연령 △성별 △거주지 △진단 시기별로 1대 1로 매칭해 추적 관찰한 결과, 코로나19가 중증으로 악화해 입원한 환자 총 42명 가운데 B.1.1.7에 감염된 사람은 16명(0.9%)이었으나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는 26명(1.5%)으로 10명 더 많았다.
치명률은 B.1.1.7 감염자가 약간 높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 진단 이후 4주 이내 사망한 사람 총 22명 가운데 B.1.1.7 감염자는 12명(0.89%),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는 10명(0.73%)이었다.
두 그룹에서 첫 감염 후 90일 뒤 재감염된 사례는 변이 바이러스가 2건, 기존 바이러스는 3건이었다. 치명도에 있어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전파력은 변이 바이러스가 더 강하다는 것이 재확인됐다.
PHE가 국민보건서비스(NH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사람이 감염될 확률은 접촉 대상자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일 경우 15%,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일 경우 10%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새 변이 바이러스가 더 심각한 질환을 야기하거나 치명률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지만, 변이 바이러스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 외에 한국과 미국 등 최소 17개국 이상에서 확인됐다. 30일 오전 현재 국내에서 확인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총 5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