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키 주교육감 “디지털 수업 받는 학생들 위주로 학력 저하”
사립학교로 전환 등 등록 감소로 교육지원금 감소도 우려돼
사상 초유의 공중 보건 위기인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 공립 교육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그나마 학생들의 온라인 디지털 수업이 최소화되고 보다 세심한 학생들의 개별 지도가 가능한 사립학교들은 팬데믹 중에도 학생들의 학력 저하 문제가 지적되는 일이 없지만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교육 리더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팽배해지고 있다. 또한 이것은 단순히 ‘기우’라 아니라 현실로도 사실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앨라배마주 또한 예외가 아니다.
앨라배마주 교육부의 에릭 매키 교육감은 최근 “앨라배마 공립학교에 재학중인 우리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수업을 받는 학생들 사이에서 더욱 학력 저하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매키 교육감은 “나는 몇명의 지역 교육감들과 대화를 나눴으며 이들은 나에게 학생들의 학력 저하, 즉 진학 실패률이 올라가고 있는 현실을 토로했다. 학생들의 점수가 온라인 수업을 선택한 학생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로 우리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매키 장관은 “일부 학교들은 대면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할 수 있는 역량이 없어서 100%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사카운티 교육청 소속 공립학교들의 경우 코로나 확진자들이 많이 발생했으나 수업을 진행할 수 없는 교사들을 대신할 수 있는 보조교사들을 구하지 못해 100% 온라인 수업으로 곧 전환한다. 쿠사카운티 교육청의 앤디 윌슨 교육감은 “학생들은 집에서 충분한 교육적 지원을 받지 못해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로렌스카운티 교육청의 존 브렛 스미스 교육감은 “우리 학생들은 3명 중 한 명 비율로 온라인 수업만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학생들에게서 학력 저하가 두드러져 곧 학생들에게 전통적인 대면수업으로의 복귀를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스미스 교육감은 “학생들의 학력이 다시 회복되도록 새로운 교과 과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몽고메리카운티 교육청의 버나드 미첼 수석 학력 오피서(CAO)는 “디지털 러닝 시스템은 이전에 우리가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교육 환경이기에 학생들을 직접 대면해서 가르치지 않으면서 학력을 이전처럼 유지하게 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고충을 전했다.
또한 매키 주교육감은 “주전역에서 공립 학교들의 학생 등록 감소 현상도 눈에 띄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 리더들은 올해 들어서 대면수업이나 온라인 수업 통틀어 5000명 이상이 등록하지 않은 이유를 찾아내고 해결책을 마련하느라 고심중이다. 매키 교육감은 “매년 자연적인 이유로 학생 숫자가 감소하는 것은 통상 있는 일이다. 이전에도 1000명 정도가 감소하긴 했지만 5000명이 감소하는 일은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매키 장관은 학생들이 줄어든 이유는 코로나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유치원의 경우 5% 정도로 가장 등록생이 많이 줄었다. 앨라배마주에서 유치원은 의무 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은 코로나로 인해 올해 자녀를 유치원에 등록시키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를 공립학교에서 사립학교로 옮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공립학교에서 학생들이 감소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일단 재정부터 타격을 받는다. 공립학교들은 등록 학생들의 숫자에 근거해 예산을 책정받고 교사들이 배정되기 때문에 당장 지원금이 감소하면 그렇지 않아도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수업과 대면수업을 병행해야 해 학교 운영에 고충이 큰 요즘, 공립 학교들의 어려움은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부 앨라배마 교육청들에서 초등학교 교사들의 부족 문제가 심각해 우려가 야기되고 있다. 앨라배마 일부 교육청들의 초등학교 교사 부족 심각 현상은 지난 8월과 9월 초등학교 교사들이 대거 은퇴하면서 불거졌다. 매키 교육감은 최근 앨라배마주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새 학년도 들어서 2개월 동안 예년보다 2배 이상 은퇴하는 교사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매키 교육감은 “은퇴한 교사들이 수백명을 헤아린다”고만 말했으며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앨라배마주 교육부 관계자들은 교사들의 대거 은퇴 이유를 코로나 팬데믹에서 찾았다. 교사들은 이번 팬데믹 사태에서 학생들의 교육에 어느때보다 대면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동시에 병행하느라 과중한 심적, 물리적 압박을 느끼고 있다. 더욱이 나이가 든 교사들인 경우 온라인 수업 준비와 진행에 부담을 느껴 생각보다 이른 은퇴를 결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매키 교육감은 “교사들은 업무가 너무 과중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을 부정하지 않아 해결책이 시급함을 암시했다.
매키 교육감은 “코로나 사태 전에도 앨라배마 학교들에 필요한 수학과 과학, 특수교육 교사들을 공급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많은 지역 교육청의 교육감들과 일선 개별 학교의 교장 선생들은 “많은 선생님들이 올해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고 말한다며 매키 교육감은 “이번 학년도에는 은퇴를 미뤘더라도 향후 초등학교의 교사 부족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AL.com이 앨라배마교사은퇴시스템(TRSA)에 의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앨라배마주에서 올해 8월과 9월, 10월 은퇴한 공립학교 교직원(교사 포함)들의 숫자는 각각 232명와 274명, 168명이었다. 이는 1년전 동기 대비 각각 152명, 135명, 126명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이다. 2019-20학년도 기준 앨라배마주에서 약 9만명의 공립학교 교직원들 중에서 절반인 약 4만5000명이 학급 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매키 주교육감.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 한 어린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