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조선DB
1960~70년대 미중 외교의 주역으로 미 외교가의 원로로 꼽히는 헨리 키신저(97) 전 국무장관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미중 갈등의 조속한 봉합을 주문했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 1차 대전에 비견할 수 있는 재앙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가 진행한 신경제포럼 개막식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ㆍ중 양국은 위험한 충돌을 향해 급격히 이동 중”이라며 “(양국 충돌로 인한) 위험은 레토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군사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중 관계에 대해 키신저 전 장관은 “수십 년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봤다. 양국은 올해 초 시진핑 중국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합의로 교역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꾸준히 중국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고, 중국을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린 주범으로 몰면서 양국의 관계가 적대적이 됐다는 것이 키신저 전 장관의 분석이다.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중 인식 역시 대선 과정에서 더 날카로워(harsher)졌다고 키신저는 분석했다. 바이든 역시 자주 중국 정부가 자국의 인권 문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펼치는 것에 대해 바이든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고, 2월 토론에서는 “폭력배(thug)”라고까지 했다고 키신저는 짚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리처드 닉슨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내며 닉슨 당시 대통령의 방중을 이끌어 내는 등 ‘데탕트 시대의 설계자’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이현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