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통해 감염 사실 밝혀...관저 격리치료 돌입
공화당 선거캠프 ‘빨간불’…선거 일정 차질 불가피
대선을 한 달 남겨두고 초대형 변수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새벽 트위터를 통해 자신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며 “우리는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 부부는 즉각 관저 격리치료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참모인 힉스 호프 보좌관이 지난 1일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을 알려오자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힉스 호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용헬기와 전용기를 함께 탔고 거의 모든 행사에 밀착 동행해왔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대통령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틀 전 TV 토론을 진행한 민주당 대선 후보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대선 캠프 핵심 인사, 당시 토론회 진행자였던 폭스뉴스 앵커 등이 모두 코로나 테스트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다. 갑작스러운 비상 상황에 공화당 선거캠프는 혼란에 빠졌다.
약 30여 일 남은 대선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정보 브리핑, 지지자들과의 원탁회의, 플로리다 유세 등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전면 취소했고 3일 열릴 예정이었던 위스콘신 주 집회, 5일 애리조나 집회 등의 일정 역시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15일 마이애미에서 진행될 2차 TV 토론회 역시 개최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판정은 그의 정치적 운명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지난 몇 달 동안 단 몇 번을 제외하고는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거부해 왔고 공중 보건 가이드라인 지침을 따르지 않는 행보로 눈총을 받아왔다.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하며 백악관 사우스 잔디밭에 1천 명에 가까운 지지자들을 초대하고 그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수많은 집회를 열었다.
전염병의 종식을 외치던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으로 미국은 혼란에 빠졌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의 심각성을 축소시킨 결과가 본인에게 나타났다”고 꼬집었으며 CNN은 “도널드 트럼프 감염 소식에 이미 엄청난 건강 재앙과 취약해진 경기 상황으로 불안해하고 있는 나라가 새로운 격변기에 직면했다”고 했다.
올해 74세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취약 계층에 속해 있으며 110kg의 과체중인 점을 고려할 때 회복 기간이 더욱 느려질 수 있다는 것이 의료 진문가들의 판단인 만큼 당분간 대선 일정은 올 스톱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