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시 2만 5000달러 벌금 내고 기념비 철거
최근 인종차별 철폐에 대한 여러 움직임이 대두되면서 미 전역의 여러 지역에서 남부연합기념비 철거가 이뤄지고 있다.
남북전쟁에서 노예제도를 옹호하는 남부군 병사들을 기억하기 위한 것으로 전쟁기념비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이 상징물은 잘못된 역사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없애야 한다는 쪽과 역사의 한 페이지이기 때문에 남겨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각을 세워왔다.
특히 앨라배마주는 '기념물 보존법'이 있어 철거를 하더라도 2만 5000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더 큰 기로에 놓여 있었다. 앨라배마 모빌시는 지난 4일 남부연합기념비를 철거하기로 결정하고 벌금을 내는 것으로 합의했다.
앨라배마주 법무장관 스티브 마샬과 모빌시 법무장관 사이 법적 합의서가 지난 15일 발표됐다. 이번에 철거되는 남부연합기념비는 라파엘 샘스 동상으로 알려졌다. 모빌시가 지불하는 추징금은 주 재무장관실로 보내져 앨라배마주 역사보존기금으로 쓰이게 되며 해당 상징물은 모빌 역사 박물관에 보내져 전시될 예정이다.
마샬 장관은 성명을 통해 "모빌시가 기념비를 영구적으로 철거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으며 주정부는 시에 납부해야 할 벌금을 고지했다"며 "이에 모빌시는 지불을 즉각 합의했다"고 밝혔다.
모빌시 시장 스팀슨은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시 당국은 주법을 준수하며 기념물 철거 절차를 거쳤다"며 "남부연합의 상징물을 공공장소에서 철거하는 것은 앞으로도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1900년에 설치된 이 기념물들이 가진 가치들이 2020년 모빌에서 추구하고 있는 가치와는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스팀슨은 "우리 공동체는 우리 아이들의 밝은 내일을 흐리게 하는 과거의 결정을 두고 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버밍햄에서는 린 공원의 52피트 규모의 대규모 남부 연합 해군과 군인 기념비가 6월 1일 철거된 바 있으며 앨라배마 주 곳곳에서는 철거를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모빌시의 남부연합기념비는 4일 철거됐다. <사진=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