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호조가 소비 증가로 이어져 성장 견인
기업들 투자 불안 민간 가계로 전파되면 ‘빨간 불’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미국의 경기 침체 진입을 우려하고 있으나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증가를 보면 이러한 걱정은 없어진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 호조가 민간소비 증가로 이어지며 계속해서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가계의 소비지출은 전국 경제활동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 증가와 50년 만의 가장 낮은 실업률은 소비자들이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미국 전역의 고용주들은 10월에 거의 12만 8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하여 8만 5000개의 일자리 증가 추세를 능가했다. 실업률은 50년 만에 최저치에 가까운 3.6%에 달했고 평균 시간당 임금은 작년보다 3% 올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박 2일 간의 중앙은행 정책 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비자가 정말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저소득층과 중산층 사람 중 일자리를 찾기 위해 애써온 많은 사람이 이제 새롭고 더 나은 삶을 추가할 기회를 얻고 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제조업 활동, 기업 투자, 수출의 약세가 경제 소비 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30일 세계 경기 침체와 지속적인 무역 리스크에 직면해 기준금리를 올해 세 번째로 인하했다.
그러나 향후 기업활동 위축이 고용부진을 불러올 경우 이런 추세는 반전될 수 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 인하해 1.50-1.75% 수준으로 낮추기는 했지만, 이번 조정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통상 기업들과 가계들은 경기를 보는 시각이 비슷하다. 그러나 지난 몇 달 동안 미국에서는 기업들과 일반 소비자들은 상반된 성향을 보였다. 즉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소비를 하고 비즈니스 오너들과 매니저들은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 속에서 신규 투자 확장을 꺼리고 몸을 사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향후 기업들과 소비자들의 이 두 가지 상반된 성향 중에서 어느 쪽이 우세해질지에 따라 경기침체냐 확장이냐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시간대학교 소비자 서베이의 리차드 커틴 디렉터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넓게 열어 기업들의 매출이 증가해 향후 신규 투자가 이어진다면 경기가 확장될 것이고 기업들의 우려가 일반 소비자들과 가계에까지 전파된다면 경기침체 진입에 대한 적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네소타 애플밸리시 소재 몰오브아메리카의 아동의류 매장 ‘재니앤잭’에서 근무하는 다니엘라 워커씨(25)는 2주에 한 번 900달러의 페이를 받는다. 5살짜리 딸과 함께 사는 워커씨는 최근 네이비 색상의 퀼트 조끼와 니트 스웨터 등에 페이의 많은 부분을 투자했다. 그녀는 “단 한 번뿐인 내 인생이다”라며 이같은 '통 큰' 소비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