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소비재도 가격급등 우려
340억불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부과 시작
대형마트 저가 중국산 제품 공급 차단 우려 제기
6일부터 미국의 대중국 관세가 발효됐다. 중국이 선제공격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대로 대중국 관세를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먼저 방아쇠를 당겼다. 최악의 경우 1조달러가 넘는 무역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미칠 영향을 3회 특집으로 게재한다. <편집자주>
미국은 워싱턴 DC 6일 0시 1분부터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340억달러뿐 아니라 2주뒤 160억달러, 이후 200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중국산 제품 5000억달러 이상 규모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도 비슷한 수준의 관세로 맞불을 놓기로 했지만, 선제공격에 나서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양국은 3차례 고위급 무역 협상을 가졌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정부가 관세 영향이 실제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시장이 반응하면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수입 철강,알루미늄, 태양광 패널, 세탁기 등에 고율관세를 물렸지만, 이번 관세 폭탄 투하는 양국의 끊임없는 보복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관세전쟁이 전면전이 되면 양국 간 최대 6000억달러 규모의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1조달러를 넘는 규모의 세계적인 무역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국이 추가 관세 부과를 위해 각각 500억달러 규모의 품목 리스트를 준비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중국이 보복관세를 천명하자 2000억달러 규모의 상품에 관세 10%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뒤 다시 200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여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세계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2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투자은행 UBS는 “이번 1차 관세 부과는 양국의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큰 충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관세전쟁 규모가 커질 경우엔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내 대형마트나 의류,잡화, 장난감 유통점의 선반을 차지하는 대다수 상품에 '메이드 인 차이나'가 찍혀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가 부메랑으로 돌아가 미국 내 소매업에도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2차로 나눠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주로 '중국 제조 2025' 정책에 해당하는 산업부품·중장비-설비류 등에 집중돼 있으나 현재 유보하고 있는 2000억-3000억달러 규모 제품에 대한 관세도 매기면 의류, 신발, 잡화, 완구류 등 소비재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전국소매업연맹의 데이비드 프렌치 선임부회장은 "높아진 공산품 가격이 결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소매업자들은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에 맞춰 지금쯤 주문을 내야 하는데,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20% 넘는 관세가 붙어 가격이 그만큼 올라가면 유통업자들이 중국산 제품 구매를 꺼리게 되고 미국 내 소매 유통 매장의 선반이 텅텅 비는 사태가 올 것이라고 소매업연맹 측은 우려하고 있다.
미국 내 소매 유통업자들이 기존 공급체인을 쉽사리 바꾸기도 쉽지 않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산 제품을 대체재로 떠올릴 수 있지만, 중국산 제품의 물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전면적인 대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한 월마트 매장의 계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