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도 수십명, 다수가 중태...체포된 범인은 19세 퇴학생
경찰, 동기 수사중...올해 가장 큰 총격 피해, 미국사회 충격
플로리다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퇴학생의 총기 난사로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셰리프국은 지난 14일 오후 2시30분 경 파크랜드(Parkland)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등학교(Marjory Stoneman Douglas High School)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17명이 사망하고 최소 1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마이애미 북쪽 45마일 지점에 위치한 이 학교에는 당시 3000여명의 학생들이 수업 중이었으며, 용의자는 반자동 소총 AR-15으로 무장하고 학교에 진입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브로워드 셰리프국은 “사망자 17명 가운데 12명은 학교 안에서 발견됐고, 2명은 학교 밖, 또 다른 1명은 인근 거리에서 발견됐다”고 전하고 “2명은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고 말했다. 병원으로 호송된 부상자들 가운데도 일부는 중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건은 학교 건물 1층 수업이 종료되기 직전에 시작됐다. 용의자는 화재 경보기를 눌러 학교를 혼란에 빠뜨린 뒤 처음부터 대량살상을 노렸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경찰은 이 학교 내부 구조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용의자가 화재경보를 울린 뒤 대피를 위해 나오는 학생들을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의자는 1시간 이상 교실 안과 밖을 오가며 마구잡이로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학생 노아 파니스 군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후 2시 30분쯤에 화재 경보기가 울려 모두 천천히 움직였다“며 ”그러나 갑자기 몇몇 교사들이 복도로 뛰쳐나오면서 총격인 줄 알고 달리기 시작했고, 나는 울타리를 넘어 도망쳤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엎드리는 등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일부 학생들은 교실 안에 들어가 문을 잠근 뒤 바리케이드를 치기도 했다. 교사 멜리사 펄코스키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학생들을 데리고 옷장에 들어가 숨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학교학생 마이클 카츠 군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곳곳에서 비명소리와 총격 소리를 들었다"고 전하고 "나는 교사의 책상 아래에 웅크려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들어와 나는 밖으로 나왔다"고 한 카츠 군은 "다행히 아버지가 나를 데리러 왔다"고 했다.
몇몇 학생들은 여러 구의 시신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현장에 긴급 출동한 경찰들은 학생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으며, 총기를 난사한 뒤 학교를 빠져나간 용의자를 결국 체포했다. 체포된 용의자는 이 학교의 퇴학생인 니콜라스 크루즈(19)로 밝혀졌다.
경찰은 크루즈가 적어도 한 정의 AR-15 반자동 소총과 다수의 탄창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사건이 크루즈의 단독 범행으로 공범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총기난사를 저지른 크루즈는 이 학교에서 교칙 위반으로 퇴학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생들이 "용의자가 언젠가는 학교에 총격을 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고 증언했으며, "그가 평소 총기에 관심이 많고 학교에 총기 관련 서적을 갖고 온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를 찾기 위해 크루즈의 소셜미디어 등의 온라인 활동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학교에서 대낮에 30명이 사상자가 발생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미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한편, 피해자 가운데 한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애틀랜타총영사관측은 경찰영사를 현장에 급파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용의자 니콜라스 크루즈.<사진=INSTAGRAM>
대원들이 부상자를 호송하고 있다. <사진=WPLG>
학생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사진=WP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