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문서 통해 밝혀져...친환경차만 투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내 신규 공장을 건설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협상 대응 방안' 문건에서 미국에 신규공장을 설립하지 않기로 했다. 현지 가동 중인 앨라배마, 조지아 공장 외에 생산설비 추가 구축은 어렵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대신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및 전기차 부문 등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현지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앨라배마, 조지아에서 미국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각각 36만대, 30만대가량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미국 현지판매 실적은 68만9000대로 이중 32만8000대가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됐다. 기아차의 미국 판매량은 59만대로 29만2000대가 조지아 공장에서 출고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년 동안 미국에 31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현지 진출 기업에 투자 확대를 주문한 트럼프 대통령 압박에 지난 5년 동안 투입했던 21억달러 보다 투자금을 50% 늘려 잡은 것이다. 미국 투자 금액을 늘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비껴가면서도 신규공장 건설을 배제한 것은 현지 자동차 시장이 정체기에 진입했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이 회사 자동차는 전년 1755만3429대에서 1.8% 떨어진 1724만5872대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가 금리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1.7%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대규모 비용을 투입해 신규공장을 설립해도 기대할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와 함께 미국에서의 연구개발 등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앨라배마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생산기술팀 관계자가 작업지시를 하고 있다.<사진=HMMA>
앨라배마 생산공장에서 싼타페가 생산되고 있다.<사진=HM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