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17일 하루 1173편 비행 취소, 승객 3만명 발묶여
11시간 동안 ‘우왕좌왕’, 연말 성수기로 재계약도 어려워
세계에서 제일 바쁜 하츠필드 잭슨 애틀랜타 국제 공항에서 화재로 인한 대규모 정전 사태로 지난 17일 11시간 동안 마비되는 초유의 상태가 발생했다.
이 날 정전으로 인해 애틀랜타 국제 공항에서는 1173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고 3만여명의 승객이 이로 인해 공항에 발이 묶였다. 17일 카심 리드 애틀랜타 시장과 조지아 파워 측은 “정전의 원인은 공항 터미널 지하 전기 시설에서 발생한 화재 때문”이라고 밝혔다.
화재가 발생한 경위는 아직 조사중이다. 비록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처음 정전이 일어나고 몇 시간 동안은 정보와 소통 부재로 인해 공항 안팎으로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했다. 마이클 랜스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해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공항 측의 처사에 불만을 나타냈다.
조지아 파워 측은 “화재는 정전에 대비해 설치한 예비 발전 설비까지 태우면서 공항 전체가 정전됐다”고 밝혔다. 연방항공국(FAA) 측은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시켰다 전기가 끊기면서 터미널 혼잡을 우려한 공항 당국의 조치로 일부 승객은 7시간 넘게 항공기 내에서 대기하는 불편을 겪었다. 공항 터미널 사이를 오가는 트램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공항의 전기 공급은 늦은 밤 시각 11시 40분 경 재개됐다.
비록 전기 공급은 재개됐지만 다음날인 18일까지 항공편 취소가 이어지면서 각 항공이 업체들은 자사의 승객들에게 비행 일정을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서 반드시 확인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애틀랜타 공항을 허브로 하는 델타 에어라인은 다음날인 18일도 약 300편의 항공을 취소했다. 전날인 17일 델타 측은 900면의 항공을 취소하며 48편의 여객기를 회항하도록 조치했다.
애틀랜타 공항에서 델타에 이어 2번째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은 17일 애틀랜타발 항고연의 절반 이상을 취소시켰다. 사우스웨스트 관계자는 “18일 풀 스케쥴대로 움직이려고 하지만 상황이 아직 불안정해 계획 변경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18일 오전 7시 기준으로 405편의 비행이 취소 조치됐으며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날 정전은 연말 보통 비즈니스 출장의 절정인 18일 전날에 발생하면서 더욱 소요가 컸다. 또한 이미 겨울 연말 여행 시즌은 돌입한 상태이다. 에어라인스포아메리카에 따르면 여행시즌은 지난 15일부터 시작, 오는 1월 4일까지 이어지며 5100만명이 비행기를 탑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17-18일 비행이 취소돼 일정에 차질이 생긴 승객들은 이미 예약이 만원인 여객기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만큼 다시 예약을 잡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통 폭풍이나 강설 등의 악천후로 인한 비행 취소는 항공사들이 미리 통보함에 따라 승객들은 여행 일정을 변경할 수 있는 여유가 허락되지만 이러한 갑작스런 정전사태로 인한 취소는 더욱 큰 혼란을 주게 된다. 여행전문가인 조 브랜카델리씨는 “세계에서 제일 큰 공항이 몇 시간 동안 정전으로 올스톱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애틀랜타 이승혁 지점장은 “17일 다행히 대한항공 운항시간에는 정전이 없었기 때문에 정상 운항이 이뤄졌다”면서 “18일 오전 9시에 도착하기로 돼 있던 인천발 애틀랜타 공항 도착 항공편이 오전 11시 45분으로 지연된 이유는 애틀랜타 정전과 관계없이 인천의 강설로 인한 것이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