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AT&T-타임워너 합병하려면 방송국 팔아라"
“CNN 정리하면 합병 승인해주겠다.”
854억달러에 이르는 AT&T와 타임워너의 초대형 합병 프로젝트에 막판 변수로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CNN방송국이 등장했다고 뉴욕타임즈(NYT)의 기사를 인용해 AJC가 보도했다. 연방법무부가 CNN을 포함하고 있는 케이블 방송 채널 터너 브로드캐스팅을 매각하라고 요구했다.
즉 연방법무부 측은 CNN을 먼저 매각할 경우에만 AT&T와 타임워너 간 합병을 승인하겠다고 통보했다며 실명이 밝히지 않은 제보자들이 NYT에 전했다. 제보자들 중에서 2명은 CNN매각 외 또 하나의 옵션은 AT&T가 자사의 디렉트TV를 매각하는 것도 정부 승인을 받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AT&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전인 지난 해 10월 854억 달러에 타임워너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주력 사업인 통신시장에서 한계를 체감한 AT&T 측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콘텐츠 기업을 손에 넣으려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AT&T는 이번 타임워너 인수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업체로 거듭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T&T를 비롯한 주요 통신기업들은 가입자 정체와 수익성 둔화로 성장정체에 직면하고 있는 반면, 인터넷, 미디어 기업들은 이들 통신사들의 유무선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공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인터넷, 미디어-콘텐츠 업체들이 세계 IT 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동안 AT&T를 포함한 통신기업들은 단순히 '파이프'만을 제공하는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왔다.
3년전 인수한 디렉TV의 사업이 축소되고 있다는 사실도 AT&T가 타임워너를 전략적으로 인수하게 된 배경이라는 분석도 있다. AT&T는 3년전 490억달러에 위성방송 디렉TV를 인수한 바 있다. 그러나 두 회사 합병 발표 직후부터 정부 승인을 받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당시 대통령 선거 유력 후보였던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 모두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합병할 경우에는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법무부는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를, FCC는 소비자 이익 침해 가능성을 심사한다.
다운타운에 소재한 CNN 방송국 본사 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