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지도부, 당내 반대로 표결 포기...연내 통과 불투명
오바마 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 ACA)를 폐지하려던 공화당의 시도가 이번에도 무산됐다.
연방 상원 공화당 지도부는 ‘캐시디-그래엄’ 법안의 통과에 필요한 정족수 확보에 실패하자 당초 계획했던 이 법안의 이달 내 표결 처리를 포기한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이로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회 지도부의 오바마 케어 폐지 시도는 지난 7월 연속 3차례 무산에 이어 이번에도 다시 한번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 법안은 오바마케어의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 조항을 폐지하고 연방정부 주도의 건강보험 체제를 주정부 주도로 돌리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연방정부가 가입자에게 지원했던 보조금을 폐지하고 지원금을 각 주정부로 보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수정된 법안은 지출이 많고 인구 밀도는 낮은 주에 지원금을 늘리는 것이 골자다.
이번에 ‘캐시디-그래엄’ 법안이 중도 포기된 것은 공화당 상원의원 52명 가운데 랜드 폴, 존 매케인, 테드 쿠르즈,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 등 적어도 4명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로서 단순과반인 50표에 미달해 부결이 확실해지자 공화당 지도부는 표결 자체를 포기했다.
이 법안에 대해 폴 상원의원은 “오바마케어 폐지가 아니다”라며 반발했으며, 다른 상원 의원들은 이 법안 시행에 따른 비용과 영향을 의회예산국(CBO)에서 분석하기도 전에 51표 가결 시한에 맞춰 졸속으로 서둘렀기 때문에 반대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민간 전문기관들이 ‘캐시디-그래엄’ 법안을 시행할 경우 2026년까지 각 주 정부들이 2150억달러를 덜 지원받게 될 것으로 밝혀 각 주지사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게다가 이 법안으로는 무려 2100만명의 무보험자들을 양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번주 표결이 불가능하게 됐다”며 처리 포기 사실을 밝혔다. 그러나 매코넬 대표는 “감세 법안을 우선 처리한 뒤 건강 법안을 다시 시도할 것”이라며 오바마케어 폐기 법안을 추후 관철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단순과반수인 51표로 가결할 수 있었던 상원규정이 이달말 만료됨에 따라 내달부터는 상원에서 60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공화당의 오바마케어 폐지 시도는 당분간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