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2만5000여가구 정전, 돌풍 피해...현대차 공장 이틀간 조업 중단
몽고메리 소재 공군기지에 임시 연방재난구조 본부 설립해 물-음식 수송
허리케인 '어마'로 인해 동부 앨라배마를 중심으로 최소 2만5000여가구의 전력이 끊겼다고 AL.com이 지난 12일 보도했다.
앞서 어마가 강타한 카리브해 제도와 플로리다 지역에는 폭우와 강풍 피해가 확산하면서 최소 4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허리케인 최고 등급인 5등급으로 카리브해 동쪽 제도를 지나던 어마는 4등급으로 미국 본토에 상륙했다. 그러나 이후 11일 오전 2시쯤 1등급으로 세력이 약해졌고 오전 8시쯤에는 풍속 시속 70마일(110㎞) 수준의 열대성 폭풍으로 바뀌다가 열대성 저기압으로 더 약해졌다.
어마는 지난 11일 오후 11시경 시간당 35마일 속도의 바람으로 잦아들었으며 중심부는 조지아주 서쪽을 지났다. 이후 앨라배마 동쪽과 테네시주 서쪽을 거쳐 북쪽으로 빠져나갔다.
국립허리케인 센터에 따르면 열대성 저기압으로 약해진 ‘어마’로 인한 강풍과 폭우가 동부 앨라배마를 시작으로 점차 북쪽과 서쪽으로 확대됐다. 특히 동부 앨라배마에 피해가 집중돼 곳곳에서 정전 피해가 이어졌다.
지난 11일부터 어마의 영향력이 앨라배마 주전역에 미치면서 다수의 앨라배마 주민들이 전기가 없는 어두운 밤을 지새야 했다. 정전의 대다수는 조지아와 접경인 동부지역에서 보고됐으며, 이 지역은 열대성 폭풍 경보가 이날 오후9시30분 경까지 발령됐다. 어마로 인한 돌풍 등으로 인해 날아간 나무 가지 등이 동부 앨라배마의 전력선, 도로, 차량 및 주택에 떨어졌다. 주 기상청은 12일 새벽까지는 다행히 인명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전력회사 앨라배마 파워(Alabama Power)측은 약 2만3000여 가구가 정전됐다고 전하면서 지난 11일 밤 2만5000여가구가 정전됐으나 일부을 복구했다고 설명했다. 동부지역인 에파우라와 피닉스 시 지역에 약 1만1000가구, 어번, 다데빌 지역에 3300가구, 애니스톤과 펠 시 지역에 4100가구 가량이 피해를 입었다. 앨라배마 파워 관계자는 회사의 직원들과 엔지니어들이 밤을 세우며 복구에 힘쓸 것이라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다른 전력회사 조 윌러 EMC(Joe Wheeler EMC)측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10시 경 로렌스 카운티에서 44건, 모건카운티에서 54건의 정전을 접수했으며, 이어 밤 11시 경에 모건 카운티에서 10건이 정전을 추가 접수했다. 이 회사는 로렌스와 모건 카운티에만 전력을 공급한다. 또한 2차례의 정전이 헌츠빌 유틸리티에 보고됐다.
허리케인 어마 여파로 몽고메리에 소재한 현대자동차 현지공장도 이틀간 생산을 중단했다. 현대차 앨라배마 생산법인(HMMA)는 허리케인 어마의 피해 예방 차원으로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HMMA은 지난 11일 오후부터 지난 13일 오후까지 작업을 중단했으며,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지난 11일 새벽부터 12일 새벽까지 가동을 중단했다. 업계는 두 공장이 이틀간 멈춰서 약 4700대 정도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몽고메리 시는 정전 이외에는 지난 12일 오전까지 어마의 큰 피해는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드 스트레인지 시장은 “이번 폭풍우로 인해 시와 카운티의 기능을 잃지는 않았다”고 전하고 “지난 11일 중단했던 버스 서비스도 재개된다”고 말했다. 다만 몽고메리 카운티에서는 1900가구가 전력을 잃었다. 주로 벨로드 지역에 발생한 정전사태는 쓰러진 나무로 인해 전력선에 이상이 생긴 것이 원인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마로 인한 앨라배마 주 재난지역 선정에 승인했다.
몽고메리 경찰은 연방재난 관리국(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 본부로 선정된 맥스웰공군기지에 물품을 배송하는 트럭으로 인해 지난 12일 오전 31번 고속도로가 크게 지연됐다고 전했다.
맥스웰공군기지에 제품을 공급하는 트럭은 모두 800여대가 넘는다. 에릭 샤퍄 공군기지 사령관은 “연방 재난 관리국 부지인 공군기지에 트럭들이 이동하고 있어 켈리 스트리트에서 웨스턴 블러바드까지 교통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이 트럭들에는 물, 음식, 발전기, 유아용 침대 등이 들어있다.
한편, 초대형 허리케인 '어마'가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약화되면서 이로 인한 피해는 애초 예상보다는 줄어 1300억 달러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CNN이 지난 11일 예상했다.
어마가 지나간 플로리다 지역에서는 전체 가구의 65% 정도인 약 650만 가구가 정전됐다.
플로리다 주는 전력 복구에 몇 주가 걸릴 것으로 보이며 이번 정전으로 플로리다의 주력 산업인 관광업과 농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경제적 손실은 어마가 예상과 달리 다른 진로로 진행되면서 당초 예상했던 것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자연재해 피해 분석업체 AIR 월드와이드는 애초에 어마로 인한 피해액을 1250억 달러에서 1300억 달러 사이로 예상했었다. 보험 업계 손실 예상에 대해서도 200달러에서 400억 달러 정도로 하향 조정됐다.
허리케인 어마의 진행로.<사진=NASA>
몽고메리 공군기지에 소재한 FEMA 임시본부로 향하는 구호 트레일러 행렬.<사진=Maxwell Air Force B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