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농무부, "인체 위험없는 비정형", "전염성 없어"
한국 정부, 미국산 쇠고기 샘플 검사 30%로 확대
앨라배마에서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암소가 발견됐다.
미 농무부(USDA)는 앨라배마주의 가축시장의 11년 된 고령의 암소 1마리에서 '비정형 소해면상뇌증'(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BSE), 일명 광우병)이 발견됐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광우병이 발견된 것은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USDA는 해당 소가 앨라배마 축산시장에서 이상 증세를 보여 검사를 한 결과 비정형 광우병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서 보다 구체적인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USDA는 성명을 통해 “해당 소는 도축 관련 시설에 접근한 적이 없으며, 식품 공급 혹은 인간의 건강과 관련된 위험성은 없다”라고 전하고 “세계동물보건기구(WOAH)가 미국의 광우병 위험은 무시해도 될 정도라고 판정했다. 또한 "이번 비정형 광우병 발견으로 인해 WOAH의 판정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비정형 광우병은 일반적으로 8년 이상의 늙은 소에서 발병한다. 발병률도 낮을 뿐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지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미축산인 쇠고기 협회(NCBA)의 지미 홀리먼 회장은 “비정형 광우병은 1980년대 주로 영국에서 발생한 전통적 형태의 BSE와는 매우 다르다”며 “비정형 BSE는 전염성이 없고, 인간에게 미치는 위험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홀리먼 회장은 “USDA는 BSE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100만 마리 이상을 검사해 왔다”며 “미국의 광우병 발생 비율은 극도로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내 새로운 광우병 양성반응 사례는 지난 19일 워싱턴에서 시작되는 미중 간 ‘포괄적 경제대화(U.S.-China Comprehensive Economic Dialogue)’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터져 나와 주목되고 있다. 미중 간 ‘포괄적 경제대화’는 지난 5월 미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합의한 '100일 계획'이 지난 16일로 만료되면서 그 성과를 점검하는 자리다.
이번 합의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얻은 대표적인 승리는 지난 2003년 광우병 사태 이후 닫혀있던 중국 쇠고기 시장의 개방이었다. 그러나 성장 호르몬 사용 금지 등 중국의 까다로운 쇠고기 수입 기준으로 인해 중국의 쇠고기 시장은 쉽게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터져 나온 광우병 양성반응은 비록 미국 측이 “인체에 미치는 위험이 없는 비정형”이라고 하더라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에 한국 정부는 해당 지역에는 수출작업장이 없어 영향은 적다는 입장이지만,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현물검사 비율을 대폭 늘리는 한편 긴급 대책회의에 돌입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비정형 BSE의 경우 오염된 동물성 사료를 섭취해 전파되는 '정형 BSE'와 달리 고령의 소에서 매우 드물게 자연 발생하는 질병으로,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는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또 현재 미국에서 한국으로 쇠고기를 수출할 수 있게 승인된 현지 도축장 및 가공장은 총 65개소이지만, 광우병이 발견된 앨라배마주는 한국으로 쇠고기를 수출하는 도축장과 가공장이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한국으로 수입될 수 있는 미국산 쇠고기는 상대적으로 어린 월령인 30개월령 미만으로 도축과정에서 특정위험물질(SRM)이 제거된 쇠고기에 한정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농식품부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즉각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 강화조치로 현물검사 비율을 현행 3%에서 30%로 확대했다. 또한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 주재로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앨라배마 지역 소에서 광우병이 발견됐으나, 인체 위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