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의 앞날을 걱정하는 애국 시민들은 지금 깊은 우려와 두려움 속에
빠져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박 대통령에 대한 명예 회복의 길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 상태 대로 나아간다면 설사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를 기각하더라도 그 동안에 입은 명예실추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이번 대통령 탄핵사건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이른바 보수세력이 붕괴하다시피 하여 조만간에 실시될 대통령선거에서 ‘믿을 수 없는 세력’에게 정권을 넘겨주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바로잡을 것이 있다. 지금 한국에서는 보수 대 진보의 대결이 문제라는 식의 표현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 같은 색깔 구분이 잘 못된 것이라는 것을 얼마 전에도 지적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정치세력간의 다툼은 흘러간 구시대적인 보수 대 진보의 싸움이 아니다. 전 세기 초에 성행했던 악덕 자본가 옹호세력과 절대적 빈곤층 옹호세력간의 다툼이 아닌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진행중인 더 총체적이고 처절한 싸움은 자유민주주의 수호세력 대 음흉한 좌경 용공세력의 생사를 건 투쟁인 것이다.
대한민국은 엄연한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헌법이 이를 명시하고 있다. 또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기타 용공세력들은 국가보안법과 같은 실정법으로 엄격히 불법화되어 있다.
이와 같은 법 체제하에서는 자유민주주의만이 유일한 합법적 정치형태이고, 이에 반대하는 세력은 용납되지 않는다. 문제는 불순세력들도 표면상 모두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라고 천명하면서 은밀히 파괴공작을 하는 데 있다. 그들을 식별하기는 매우 어렵다. 오로지 그들이 부르짖는 개별적인 안보 외교나 경제적인 정책을 통해 그들의 시커먼(또는 시뻘건) 속내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이들은 어김없이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 국민들 중에는 멋도 모르고 사드 반대에 가담하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용공불순세력 치고 사드에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개성공단 폐쇄를 규탄하고 지금 당장 재개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똑같은 무리들이다. 유엔 안보리에서 모든 회원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찬성 가결했는데도 이를 거역하고 북한에게 핵개발 자금을 기어이 공급해 주어야겠다는 것이다. 이런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은 모두 대한민국에 대한 충성심이 없는 반역자들이라는 규탄을 받아도 해명할 길이 없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대한민국의 정치계를 살펴보면 참으로 한심스럽다.
여론조사상으로는 항상 대통령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나 국민의당의 안철수, 박지원 등은 모두 사드 반대론자들이다. 그들이 용공 종북세력이 아니고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은 ‘멋도 모르는’ 선의의 국민 중 한 사람일 뿐이라면 이를 본인들이 스스로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국민들의 준엄한 추궁에도 입을 꼭 다물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2일 귀국했다. 그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그의 정치 소회와 포부를 밝혔다. 많은 국민들이 그의 앞으로의 정치활동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많은 자유민주주의세력들이 그를 용공세력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로 옹호하고 싶어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 그의 진로는 그다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첫째로 그는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북한과의 대화를 중요시하고 여러 차례에 걸쳐 스스로 북한을 방문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아래에서 큰 인물이다. 그러나 지금은 친노세력과 담을 쌓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이 같은 경위에 비추어 그에 대해서는 철저한 사상 검증이 필요하다는 일부 주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둘째로 그는 “국민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정치계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비현실적이고 공허한 구호(口號)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나 하는 말인가? 지금 한국 정치계의 분열상은 그 원인이 자유민주주의 수호세력과, 어떻게 해서라도 이를 파괴하겠다는 용공 종북세력과의 암투에 있다. 이 처럼 ‘불구대천(不俱戴天: 서로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음)의 이질세력인 자유민주세력과 종북세력을 반기문 전 총장은 무슨 수로 ‘대통합’하겠다는 것인가? 처음부터 비현실적인 헛 구호를 내 거는 것은 정치적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이다.
또 한 가지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것은 귀국성명 중에서 “역사는 2016년, 광장의 민심이 만들어낸 기적, 좋은 나라를 위해 하나가 됐던 좋은 국민을 기억할 것”이라고 ‘촛불 민심’을 미화, 찬양한 점이다.
촛불 민심이란 박 대통령의 즉각 하야를 외친 대규모 군중시위를 지칭한다. 시위가 매우 평화롭게 진행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군중들이 치켜 들은 피켓마다 여성인 박 대통령을 결박한 모욕적인 초상화가 범람(氾濫)했고 이석기 석방, 통진당 해산 반대 같은 불온 슬로건도 나왔다. 이 시위의 다른 쪽에선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물결의 시위도 거의 버금가는 규모로 열렸었다. 반기문 전 총장이 태극기 시위에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으면서 촛불 시위 쪽만 찬미(讚美)한 것이 어떻게 해서 ‘국민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길인지 설명이 될 수 있겠는가?
이런 난점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는 호국 자유민주세력이 반기문 전 총장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스스로 말한 대로 국제적 아수라장(阿修羅場)에서 국가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또 인류 전체가 번영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국제적 협조 체제의 구축이 절실히 요청되는 것인가도 통감했을 것이다. 북한과 같은 포악하고 범죄적인 체제와는 대화나 타협으로는 절대로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흩어진 호국 자유민주세력들이 기다리는 것은 냉엄한 정치 현실을 직시하면서 탁월한 세계관과 국가 경영능력을 갖추고 불순세력의 발호(跋扈)에 단호히 맞서는 강력한 지도자 상인 것을 잊지 말아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