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사회 손꼽히는 부호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이 발생한 마사지업체의 소유주는 대만 출신의 부유층 인사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 보도했다. 이번 사건이 미국 내 아시아계 이민자들에 대한 일부 백인의 증오는 물론 이들 사이의 빈부격차가 뚜렷하다 사실을 반증한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골드스파' 운영업체인 골드 핫틀랜타의 왕수링(68) 대표는 대만계 사업가로, 30년 전 애틀랜타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해 현재 미국 내 아시아 이민자 사회에서 손꼽히는 부호로 자리잡았다.

NYT는 "인조가죽 코팅 업체부터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까지 다양한 사업에 손을 댄 왕수링은 현재 컴퓨터 프린터의 토너와 관련된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며 "한때 100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했을 정도로 큰 업체"라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애틀랜타 북동부의 부유층 거주지역 내 2개의 저택을 소유하고 있으며는 조지아주 지역 정가에서도 유명인사로 잘 알려져있다. 올해 말 세계 대만인 상공회의소 회장 취임을 앞둔 왕 대표는 2003년 당시 소니 퍼듀 조지아 주지사로부터 아시아계 미국인 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받았다.

특히 선거때마다 공화당 후보들에게 대규모 정치자금을 기부하며 정계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2016년과 지난해 대선 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부했다. 최근 대만 정부는 왕 대표가 자신의 이민 성공담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민자 사회 안팎에서 재력과 영향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다만 왕 대표는 마사지 업체 운영과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동질적인 집단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경제적인 격차가 가장 심한 집단"이라고 했다.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