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동차 제조회사 제너럴 모터스(GM)가 북미 공장 3곳의 폐쇄를 최소 3월 중순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작년 시작된 전세계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3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GM은 멕시코의 산루이스 포토시에 위치한 공장의 폐쇄조치를 적어도 3월 중순까지 연장하고, 미국 캔자스주 페어팩스 공장 및 캐나다 온타리오 잉거솔 공장은 최소 4월 중순까지 폐쇄한다고 밝혔다.
GM은 브라질 그라바타이에 위치한 공장도 오는 4월과 5월 중으로 폐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바나스 GM 대변인은 지난달 "반도체 공급 문제는 전체 자동차 업계가 직면한 문제"라며 "가용 가능한 모든 반도체 칩을 활용해 수요가 많은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GM의 이번 폐쇄 연장 발표는 전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품귀현상 때문에 발생했다. 작년 상반기 코로나 사태로 자동차 수요가 줄자, 전세계 반도체 업체들은 수익성이 낮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줄이고 PC나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F)용 반도체 생산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후 자동차 수요가 반등하면서 작년 말부터 반도체가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텍사스 한파로 삼성 등 반도체 제조공장이 멈추면서 반도체는 더더욱 귀한 몸이 됐다.
GM뿐만 아니라 폭스바겐, 포드, 닛산, 도요타 등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기업은 반도체 부족으로 감산을 결정하고 있다. 포드는 지난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한달간 독일 공장을 폐쇄했고, 미국공장도 일시 중단했다. 크라이슬러도 고급 세단인 ‘크라이슬러300’등을 생산하는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멕시코 공장의 재가동 시기도 늦췄다.
독일의 폭스바겐은 올해 1분기 유럽, 북미, 중국 등 글로벌 공장에서 감산을 진행해 총 10만대 가량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도요타자동차도 지난 8일 반도체 부족을 이유로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풀사이즈 픽업트럭 ‘탄드라’를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올해 반도체 부족으로 전세계 자동차 산업의 매출이 610억 달러(약 70조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