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에서 139년 된 2층 주택을 통째로 옮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2일(현지 시각) AP통신과 샌프란시스코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아침 프랭클린가 807번지에 있던 2층짜리 집 한 채가 원형 그대로 대형 트럭에 실려 6블록 떨어진 풀튼가 635번지로 옮겨졌다.
갈색 현관문과 커다란 창문을 가진 이 집은 빅토리아 시대이던 1882년에 지어진 주택이다. 크기는 480㎡(약 145평), 침실 6개, 욕실 3개가 딸렸다.
이날 오전 7시쯤 2층 주택이 거대한 수레가 딸린 트럭에 실렸다. 집을 태운 트럭은 시속 1.6km도 안 되는 속도로 천천히 약 400m를 이동했다. 집이 통째로 옮겨지는 진귀한 장면을 구경하기 위해 인근 주민 수백 명이 모여들었다.
이사를 위해 집 앞에 있는 주차요금 징수기 2대와 가로수 3개는 아예 뽑아야 했고, 가로등은 이사가 끝날 때까지 도보 쪽으로 방향을 돌려놔야 했다. 5개의 버스 노선을 변경했고 동선에 있는 가로수 가지를 쳐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13년 브로커 팀 브라운씨가 이 주택이 포함된 부지를 구입했다. 그는 도시 중심부에 새 집을 짓고 싶었지만, 동시에 이 역사적인 건물을 보존하고 싶었다고 한다.
집을 옮겨놓을 만큼 큰 부지를 찾고, 원형을 보존하면서 이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사 계획을 수립하는 데만 8년 가까이 걸렸고, 시 당국에 두 번이나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든 이사 비용과 수수료는 40만 달러(약 4억 4000만원). 소유주인 브라운씨가 모두 지불했다.
주택이 있던 터에는 48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8층짜리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사를 진행한 전문가 필 조이씨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15개 넘는 도시 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고 밝혔다. ‘철거하는 것은 어떠냐’는 현지 기자 질문에 그는 “이 800년 된 원목의 촘촘한 결을 보라”며 “이 집은 구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