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암 투병 중인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을 깜짝 방문했다. 돌 전 의원은 1996년 대선에 출마했던 공화당의 거물급 정치인이다.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두 사람이 오랫동안 미 의회를 함께 이끌면서 나눴던 우정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돌 전 의원은 지난 18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폐암 4기로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날 워싱턴DC에 있는 돌 전 의원의 자택을 전격 방문했다. 당초 백악관이 공개한 대통령 공식 일정에도 없었던 방문이었다. 바이든은 병문안 후 취재진에게 “그가 잘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병문안은 돌 전 의원의 과거 지역구인 캔자스주(州)에서도 화제가 됐다. 현지 언론 더 캔자스시티 스타는 “두 사람은 서로 다른 편에 서 있었지만 20년 이상 세월을 함께해온 동료였으며 기나긴 우정을 간직했다”고 전했다.
올해 98세인 돌 전 의원은 하원의원과 상원의원 합쳐 연방의원을 총 35년 지낸 공화당 정치인이다. 백악관은 “대통령과 돌 전 의원은 상원에서 함께 일했으며 가까운 친구 사이다”라고 전했다. 바이든은 1973~2009년, 돌은 1969~1996년 상원의원을 지냈다.
바이든은 부통령이던 2011년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를 기리는 행사에 참석해 전몰 장병 기념관을 만든 돌 전 의원을 향해 “그의 비할 데 없는 헌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2차 대전 참전 용사인 돌 전 의원은 이탈리아에서 포탄을 맞고 큰 부상을 입었다. 그 이후 오른팔을 사용하지 못하고, 왼손 역시 부분 마비 상태다. 돌 역시 작년 대선 직후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불복을 인정하지 않고 바이든 승리를 인정했다. 당시 돌은 “선거는 끝났고 바이든이 내년 1월 20일 대통령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