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30대 남성이 무선 이어폰을 꽂고 넷플릭스를 보면서 자다 실수로 이어폰 한쪽을 삼키는 바람에 응급 내시경 수술을 받았다.
무선이어폰을 귀에 꽂고 자다 실수로 삼킨 브래드 고티에씨와 그가 삼킨 이어폰. /미 NBC방송
사건은 강풍과 폭설을 동반한 겨울 폭풍 노이스터(Nor’easter)가 미국 매사추세츠주(州)를 강타한 지난주 일어났다.
우스터 지역에 사는 브래드퍼드 고티에(38)는 지난 1일 아침에 일어나 집 앞에 수cm나 쌓인 눈을 치우러 나갔다. 전날 밤에도 두 시간 꼬박 눈을 치우고 돌아와 피곤해 잠들었던 터였다. 목이 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단순히 목이 말라서 건조하거나 아픈 줄 알았다고 한다.
그는 NBC뉴스 인터뷰에서 “아침에 다시 나가서 한 시간 동안 삽질을 했다”며 “다시 집에 돌아와서 물 한 잔을 마시려는데, 마실 수가 없었다”고 했다. 물이 식도를 가득 채워서, 말 그대로 몸을 앞으로 숙여 물기를 빼내야 했다고 설명했다.
목에 불편함을 느끼던 차에 고티에는 자신의 애플 무선이어폰 ‘에어팟’ 한쪽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평소에도 에어팟을 자주 잃어버리던 그는 자신의 아이폰에 있는 ‘나의 에어팟 찾기’로 찾으려 했다. 아이폰 앱에서 구동하면 에어팟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기능이다. 그런데 마침 에어팟의 배터리가 다 떨어지는 바람에 이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때 아내와 큰아들이 농담조로 ‘에어팟을 삼킨 것 아니냐’고 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고티에는 같이 자는 6개월 된 아이가 TV 소리에 깨지 않도록 거의 매일 에어팟을 귀에 꽂고 잔다고 했다. 그는 “밤에 방에서 TV를 못 보니 항상 에어팟을 꽂고 넷플릭스 같은 걸 본다”고 말했다.
고민하던 중 가슴 중앙에서 턱 막히는 통증이 느껴졌다. 고티에는 응급실로 가서 엑스레이를 촬영했다. 아니나 다를까 흉부 엑스레이에는 그가 잃어버린 에어팟이 식도 하단에 걸려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그는 응급 내시경 시술을 받고 약 5cm 길이의 이어폰을 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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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이어폰의 오디오 기능은 멀쩡히 작동했다고 한다. 다만 마이크 기능에 결함이 생겨 수리할 계획이다. 고티에는 “무선 이어폰을 꽂은 채로 잠드는 것이 위험한 줄 몰랐다”며 “나와 비슷한 습관을 가진 다른 사람들에게도 교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에어팟 배터리가 남아 있어서 ‘나의 에어팟 찾기’를 눌렀으면 목구멍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아마 심장마비가 왔을 것”이라며 “운이 정말 좋았다”고 덧붙였다.
김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