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에 시총 28조 사라져
외신들이 지난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구속 소식을 전하며 기업의 앞날을 우려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는 이날 뇌물공여 등의 혐의에 대한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로이터는 "법원의 결정은 이 부회장의 리더십에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기술 대기업을 향한 한국의 시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구속된 이 부회장은 경쟁업체들을 추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배제되게 됐다"며 "지난해 10월 사망한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상속 과정도 감독하지 못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이날 법원의 판결을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이전보다 험악하게 만들면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스마트폰·소비자 가전기업의 최상층에 공백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부회장이 구속된 뒤 주가가 4% 하락하면서 삼성전자가 휘청이고 있다"며 "삼성전자 사업 전반은 이사들이 운영하는 데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이 부회장 없이 대규모 투자나 장기적인 전략을 짜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도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다음으로 사실상 삼성전자의 리더가 된 이 부회장의 감옥행으로 인한 리더십 부재는 중요한 문제다”라고 동조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측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회삿돈으로 뇌물 86억8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는 2019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파기환송 판결의 취지를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이 실효성 기준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사건에서 양형 조건에 참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관계기사 B1, B4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