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 깨나 비트코인 비밀번호 생각만 나'
팬데믹으로 인한 생활고로 인해 힘든 가운데 다소 황당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고 지난 13일 뉴욕 타임스지가 보도했다. 바로 비트코인을 회수할 비밀번호를 까먹어 갑자기 몇 억불을 증발시킬 위기에 처한 사람들의 소식이 전해져서다.
사연의 주인공은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스테판 토마스씨다. 토마스씨는 비트코인 외에 다른 암호화폐인 리플의 최고기술책임자 출신으로 번듯한 직장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평범했던 토마스씨의 일상은 비트코인 7002개로 인해 뒤집어졌다.
10년전 암호화폐 관련 영상을 제작해 준 대가로 비트코인 7002개를 받았다. 하지만 초창기 비트코인의 가격은 10달러도 안되었으며 토마스씨는 전자지갑에 비트코인을 넣은 후 그 존재를 잊어버렸다.
하지만 10년 동안 조금씩 커진 비트코인의 존재는 작년에 급성장하며 이야기가 달라졌다. 팬데믹 전인 작년 1월 15일경 1개당 8808.81 달러하던 비트코인은 2021년 1월 8일경 4만 257.40 달러의 최고치를 찍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달러 약세화로 생각도 못한 종목이 1년 사이 약 3만 2000 달러가 증가한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토마스씨를 비롯한 초기 투자가들이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가치가 수직상승한 비트코인을 판매하는 것으로 판매자들은 비트코인 1개당 약 4만 달러가 넘는 엄청난 마진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토마스씨의 비트코인을 비롯해서 시장에 유통되는 비트코인의 약 20%인 1400억 달러가 분실된 비밀번호에 묶여 있어서 판매를 못한다. 디지털 지갑 비밀번호 분실을 해결해 주는 회사인 월렛 리커버리 서비스는 "최근 비트코인 관련 비밀번호 분실과 관련해서 하루에 70건의 문의 전화가 들어오고 있다. 지난달에 비해 3배나 많은 수치다"라고 말했다.
한편 4만 달러에 달했던 비트코인의 가치는 현재 15일 오전 3만 5467.60 달러로 5000달러나 떨어지며 계속해서 하락 중이다. 비밀번호 분실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가격은 비트코인을 되팔 때 얻을 수 있는 돈은 적어지는 것이다.
토마스씨는 "매일 침대에 누우면 비밀번호가 무엇인지 생각할 뿐이다. 이미 10번의 비밀번호 입력 기회 중 8번을 틀리며 2번의 기회만 남았다"라며 "암호 전문가들이 빠르게 비밀번호를 풀어줬으면 하는 바람만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토마스씨의 전자지갑 비밀번호 시스템은 10번의 입력 기회를 주며 10번 모두 틀리면 전자지갑은 리셋되고 비트코인은 영원히 없어진다.
비트코인.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