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여파로 셀러는 줄고 바이어는 급증해
지난해 전반적인 경제 침체를 야기한 팬데믹이 몇 가지 산업 분야에서는 오히려 호황을 불러일으켰다. 주택 시장도 그 중에 하나이다.
팬데믹 기간 중에 초기를 제외하고는 바이어들이 주택 시장에 몰리면서 메트로 애틀랜타 집값도 이전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AJC가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메트로 애틀랜타 28개 카운티에서 거래된 주택들의 중간가는 28만7500달러로 1년전 동기 25만1500달러보다 15%나 상승했다. 11월은 메트로 애틀랜타에서 연간 집값 상승폭이 2자리수를 기록한 연속 4번째 달이다.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부동산 리서치 업체인 마켓N사이트의 존 헌트 회장은 “주택 매물에 대한 바이어들의 수요는 부동산 관계자들도 놀라게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11월 한 달 동안 메트로 애틀랜타에서 판매된 집들은 총 7922채에 이른다.
팬데믹 이전, 미국의 마지막 경기 침체(Great Recession)가 종료된 후 8년간 메트로 애틀랜타의 집값은 더디게 상승했으나 지난 해 여름 이후로는 다시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팬데믹 초기 자택 격리 기간 중에 주택 시장도 ‘올스톱’했으나 자택 격리령이 풀리면서부터 주택 거래는 다시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메트로 애틀랜타 집값이 고공 상승 중인 것은 바이어들은 몰리는데 셀러들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 주된 원인이다. 매물이 부족해 바어이들의 경쟁으로 복수 오퍼가 붙으니 집값은 계속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사실 매물 주택의 부족 현상은 팬데믹 이전부터 메트로 애틀랜타 주택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였으나 팬데믹이 심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코로나 감염을 우려한 셀러들이 더욱 감소한 것이다. Re/Max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메트로 애틀랜타의 시장에 나온 주택은 34.9%나 감소했다. 균형잡힌 주택 시장에서는 통상 매물 주택이 향후 6개월 어치 예상 판매 분량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나 지난해 가을, 메트로 애틀랜타에서는 그 1/3에도 못 미치는, 향후 판매 분량 2개월 어치 미만인 단 1만4035채 매물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팬데믹 기간 동안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인해 셀러들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매물이 점점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일부 주택 소유주들은 정작 본인의 새 집을 찾기도 전에 집이 먼저 팔려버릴 수 있는 상황을 피하고자 매물 등록을 미루고 있다. 반면 팬데믹으로 인해 자택 근무, 디지털 수업 등 일상 생활의 풍경이 변하면서 더 넓은 거주 공간에 대한 필요가 부각돼 집을 사려는 바이어들은 늘어나고 있다. 한 집 안에서 가족들이 서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함께 있어야 하니 더 넓은 공간, 더 많은 방에 대한 욕구가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초저리 모기지론도 주택 구입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리/맥스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메트로 애틀랜타에서 매물 1채가주택 시장에 머무르는 기간은 평균 57일이었으나 11월에는 평균 36일로 급감했다.
한 매물주택 앞의 표지.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