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차 대유행]
미국에서 화이자·모더나의 백신 접종이 시작되자, 누가 먼저 백신을 맞을 것이냐를 놓고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의료진⋅소방관⋅구급대원 등이 ‘1순위 접종 대상’이지만 같은 병원 내에서도 의사·간호사와 의료진, 또는 전문의와 수련의 간에 접종 순서를 둘러싼 신경전이 있기 때문이다.
뉴욕의 가장 유서 깊은 병원 중 하나인 모건 스탠리 장로교 아동 병원에는 지난주 “9층에 가서 코로나 백신 접종 줄을 서면 누구인지 확인하지 않고 주사를 맞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규정상 코로나 환자에게 가장 많이 노출되는 의료진부터 맞아야 하지만, 곧 재택근무할 사람을 포함해 위험성이 낮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이들이 나타나 백신을 맞았다. 화이자의 첫 백신이 뉴욕에 도착한 지 48시간도 되지 않아 일어난 일이었다. 일부 성난 의료진의 항의를 받은 병원 측이 결국 사과했다. 이 병원의 임원인 크레이그 올버니즈 박사는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 너무 실망스럽고 슬프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보건 종사자들이 분노하며 기다리는 동안 정치인들이 대중의 신뢰를 쌓겠다며 먼저 백신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미국에서는 만 31세인 뉴욕주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 의원이 코로나 백신을 맞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그는 백신의 안전성을 알리려는 행동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조지타운 의대의 한 레지던트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먼저 백신을 맞게 해달라. 그것이 진정한 신뢰를 쌓는 길”이라고 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