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트럼프 진영의 매체로서, 투·개표 소프트웨어의 조작을 통한 미 대선 부정을 일관되게 주장했던 뉴스맥스(Newsmax)와 폭스뉴스 미디어 TV 네트워크사가 20~21일 일제히 자사 방송을 통해 스마트매틱과 도미니언 미국의 대표적인 투·개표기 제조사를 둘러싼 이런 주장은 “모두 증거가 없다”고 부인하고, 트럼프 측 변호사들의 소프트웨어 조작 주장을 ‘허위’로 반박(debunk)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이는 이 중 한 회사인 스마트매틱 측이 최근 뉴스맥스와 폭스뉴스, 원아메리카뉴스(OAN) 등 3개 TV 네트워크에 대해 허위 보도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관련 보도의 철회와 수정을 요구하는 법률 서한을 보낸 데 따른 것이다.
◇뉴스맥스 “소프트웨어 조작, 사실이라고 보도한 적 없다” 발뺌
뉴스맥스 측은 20일 투·개표 기기와 소프트웨어 제조사인 도미니언(Dominion)과 스마트매틱(Smartmatic)에 대해 “선거 이후에 여러 변호사와 선출직 공무원들이 뉴스맥스 TV에 나와 스마트매틱과 도미니언 시스템스 사에 대해 주장을 했다”며 “뉴스맥스는 이 보도를 명확히 하고자(clarify) 하며, 이들 회사에 대한 일부 주장들을 진실이라고 보도하지 않았음을 주목하고자 한다”는 석명(釋明)문을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또 정규 방송에서도 2분간 한 뉴스앵커가 이 전문(全文)을 읽었다. 출연 게스트들이 온갖 소프트웨어 부정을 떠들었지, 뉴스맥스는 장(場)만 제공했을 뿐 그런 주장이 “진실”이라고 보도한 적이 없다고 물러선 것이다.
뉴스맥스는 더 나아가 도미니언과 스마트매틱이 서로 지분을 공유하는지, 비즈니스 관계가 있는지, 상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지, 두 회사가 2020년 미 대선 결과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썼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재프로그램했는지 “어떤 증거도 갖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스마트매틱은 베네수엘라 정부나 (사망한 독재자) 우고 차베스, 외국 기관의 소유가 아닌, 미국 기업이며, 조지 소로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민주) 가족이나 클린턴 가족들과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주장들은 뉴스맥스의 앵커들과 트럼프 진영 게스트들이 나와서 계속 주장했던 것들이었다. 그런데 스마트매틱 측이 명예 훼손을 제기하는 법률 서한을 보내자, 일제히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한 것이다. 뉴스맥스 측은 또 “스마트매틱이 2004~2017년 베네수엘라의 선거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차베스가 세운 기업도 아니고, 차베스나 베네수엘라 정부와 어떠한 부패한 관계도 맺지 않았다”는 스마트매틱 주장을 그대로 전했다.
◇폭스 TV는 세 명의 뉴스앵커 프로그램서 “개표 소프트웨어 부정 주장은 허위” 반박
폭스뉴스도 루 돕스를 비롯한 자사의 대표적인 뉴스 앵커가 진행하는 3개의 프로그램에서, 그간 제기된 소프트웨어 조작·개표 부정 주장에서 대해 제3의 민간 개표 전문가를 등장시켜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별도 제작 녹화물을 소개했다.
루 돕스를 비롯한 폭스뉴스의 앵커들이 트럼프 진영 출연자들과 함께 개표 소프트웨어 부정을 주장했기 때문에, 제3의 인물을 등장시킨 것이다. 스마트매틱은 폭스뉴스미디어에도 “폭스뉴스가 수백만 명의 시청자들에게 스마트매틱을 우고 차베스가 세웠고, 선거 부정을 저지르려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미국인들을 속이고 개표 결과를 바꾸거나 부풀리고 삭제하는 방법으로 2020년 미 대선 부정을 저질렀다”고 말한 것에 대해 20쪽에 걸쳐 수정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한편, OAN 측도 비슷한 내용의 법률 서한을 받았으나, 아직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이철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