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미디어나 신문들은 미국 대선이 완전히 끝나 가는 것으로 보도했다. 미국 50 개주의 선거 결과가 모두 확정되었고 이제 12월14일 선거인단 선거만 남겨 놓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538명의 전국 선거인단 중 바이든이 306명, 트럼프가 232명을 얻어 바이든이 다음 46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 확정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난기류(亂氣流)가 감지(感知)되기 시작했다.
문제의 발단은 트럼프 측이 지난 8일 결정적인 선거소송을 제기한 데서 비롯되었다.
텍사스 주의 켄 팩스턴(Ken Paxton) 법무장관(공화)이 조지아,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4개 주에 대해 직접 연방 대법원에 선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곧 이어 다른 18 개 주도 이 소송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말한 4 개 주가 우편투표 등에 관한 선거 규정을 마음대로 바꾸어 중대한 헌법위반 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에 선거 무효라는 것이다.
그 동안 공화당 측은 전국 각 주에서 수 없이 많은 선거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는 모두 각 주 내부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이 소송들은 모두 주 법원에 의해 낱낱이 기각되었다. 그러나 이번 만은 달랐다. 어떤 주가 다른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극히 드문 일로 미국 역사상 지난 1959년 이래 61년 만의 일이다.
어떤 주가 다른 주에 소송을 걸 때에는 3심(審)제도를 거치지 않고 처음부터 대법원에 고소하도록 되어 있다. 바로 이것이 트럼프 측이 노린 점이다.
대체로 미국 법원의 판사들은 진보적인 성향이 짙다는 것이 일반의 여론이다.
그러나 연방 대법원은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미 배럿(여)을 임명함으로써 보수6대 진보 3으로 보수가 절대 우세하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대법원은 이번 소송을 정식 수리(受理)할 준비에 곧 들어가, 고소당한 4 개 주에 대해 12월10일까지 반론을 제시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 뿐이 아니다. 이 4 개 주들에 대해서는 12월 8일까지로 되어 있던 선거인단 선정을 12월 14일까지 연기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12월 14일은 전체 선거인단이 모여 차기 대통령을 뽑는 행사를 해야 하는 날이다. 만약 대법원이 이날 까지 재판을 마치고 기각 또는 유죄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사태는 완전히 반전되고 만다.
피소된 4 개 주에 배당된 선거인단은 모두 62명이다. 만약 이 문제가 12월14일까지 결말을 보지 못한다면 차기 대통령 선거는 하원으로 넘어가는 길이 열리게 되고,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짙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전에 “앞으로 2일 내에 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한 것은 이것을 두고 한 말이었나 보다.
이렇게 시급하고도 중대한 국면 대변화에 대해 각 신문이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자체가 매우 이상한 상황이다. 다만 반 트럼프로 유명한 CNN이 돌연 바이든에 대한 호칭(呼稱)을 지난 8일부터 바꾸기는 했다. 그 동안 바이든을 차기 대통령이라고 불러 왔는데, 이 날부터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돌변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찻잔 속의 태풍’일 수도 있다. 연방 대법원이 간단히 ‘증거 불충분’을 선언하고 고소를 단번에 기각할 수도 있다. 우리는 미국의 속 깊은 도덕성과 민주주의의 뿌리를 또 다시 실감하고 모든 것이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 지하 저널리즘의 악의에 찬 거짓말 들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
이들이 가장 소리 높이 부정선거의 증거물로 내세우는 것은 지난 11월 3일 선거일에 있은 트렁크 가방 영상물이다.
이에 대해 조지아의 투개표 총 책임자인 가브리엘 스털링(공화) 씨는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이날 조지아의 풀턴 카운티에서 개표종사자들은 밤이 깊어 곧 계표를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상사(上司)로부터 들었다. 그래서 그들은 아직 계표하지 못한 투표지들을 큰 트렁크 가방 들 속에 넣어서 한 쪽에 쌓아 놓고서는 계표소 문을 잠글 준비를 했다. 그러나 그들은 곧 상사로부터 아직 귀가해서는 안 되며 좀 더 계표를 계속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 그래서 그들은 챙겨 넣었던 가방 들을 모두 다시 끌어내어 계표를 재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장면이 찍힌 영상물을 트럼프 측에서는 편집을 해서, 마치 계표원들이 숨겨 놓았던 가짜 투표지들을 몰래 꺼내서 계표한 것처럼 퍼뜨렸다는 것이다.
또 계표원들이 같은 투표지를 여러 번 계표기에 입력시켰다는 주장에 대해, 스털링 씨는 “그런 일이 절대로 있었을 리가 없다. 왜냐 하면 만약 그랬다면 그 후에 여러 차례 있은 수작업에 의한 재검표에서 탄로가 나지 않을 수 없지 않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지 않아도 바이든과 트럼프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너무나 근소했기 때문에 조지아에서는 계표기에 의한 집계가 끝난 바로 다음에 스스로 수작업으로 다시 재검표를 했었다고 스털링 씨는 말했다. 또 반대로 수작업으로 계표했던 표들을 이번에는 다시 계표기에 넣어서 재검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조지아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모두 몇 번이나 재검표를 했는지 알 수도 없을 정도였던 것이다.
이만 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 선거 주장에 대해 많은 공화당원들도 믿지 말아야 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로이터/입소스 공동 여론 조사에 의하면 미국 상 하원의 공화당 의원 중 27%만이 바이든의 승리를 믿고 있으며, 나머지는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사기 선거의 희생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한국 사람들은 좀 더 나은 편인지도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기둥을 하나하나 도끼질 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원전을 폐기하면서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 국가를 이루겠다고 헛공약을 한다. 독재의 상징인 공수처법을 강행 통과시키면서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호언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를 믿지 않는다. 그에 대한 지지율은 37.4%까지 급락했다.
어리석은 척 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입을 꼭 깨물고 나라를 망국적인 좌경국가로 사정없이 끌고 가는 그의 속마음을 국민들이 이제는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고금동서(古今東西)를 막론하고 국민이 깨어 있고, 국민이 똑똑해야만 그 나라가 흥한다는 것이 영원한 진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