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2일 집계 5000여명에서 2배 가까이 증가해
재정 보조 급감해 내년도 교사 부족 문제 심화 우려돼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앨라배마 공립교육의 위기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오고 있어 교육계 리더들이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AL.com이 보도했다.
무엇보다 공부를 하러 나오는 학생들의 숫자 자체가 크게 줄었다. 에릭 매키 앨라배마주 교육감은 “이번 학년도에 지난해보다 약 1만5000명의 학생들이 지역 공립학교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키 교육감에 따르면 그 중에서 약 5000명은 지역 공립학교에서 앨라배마 주교육부의 버츄얼 학교들로 옮긴 것으로 문제 될 것은 없으나 나머지 1만여명의 학생들의 행방이 설명되고 않고 있다. 매키 교육감은 “올해 가을에는 지난해 가을보다 약 9800명의 학생들이 최종적으로 적게 등록했다”고 말했다. 이 숫자는 지난 11월 12일 앨라배마주 교육위원회가 집계한 첫 번째 숫자인 5000명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매키 주교육감은 이같은 비상 상황에서 지역 교육청들의 교육감들에게 돌아오지 않은 학생들의 행방을 알아내는 노력을 2배로 해줄 것을 특별 주문하고 있다. 매키 교육감은 성경에 100마리의 양 중에서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아 헤매는 목자를 예로 들며 “우리는 99%의 우리 학생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만 1%의 학생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이대로 방치하지 않고 학생들의 학력 저하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해 앨라배마주 유치원서부터 12학년까지 공립학교 학생들의 등록 숫자는 약 72만7000명이었으나 올해는 71만8000명으로 1.3% 감소했다. 평균 1일 등록수(Average Daily Membership)을 일컫는 ADM은 매년 노동절 휴일 다음 20일간의 학교 수업일수에서 평균 하루의 공립학교 학생 등록 숫자이다. ADM은 앨라배마주 공립 교육 예산 집행의 기본적인 자료로 활용된다.
올해 앨라배마주 공립학교에서 가장 학생들의 숫자가 많이 줄어든 부문은 유치원이다. 매키 교육감은 “앨라배마 공립 유치원 등록 학생들 숫자는 지난해보다 올해 3000명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인지, 앨라배마주의 어린이들이 감소하고 있는지 그 이유는 정확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앨라배마주 유치원 학생들은 총 5만5946명이었으나 올해는 5만2921명에 그쳤다. 또한 매키 교육감은 “유치원 학생들의 큰 폭 감소 뿐 아니라 1%에 해당하는 약 7000명의 학생들이 지역 공립학교를 떠났다. 이 학생들은 사립학교에 등록했을 수도 있고 홈스쿨링로 전환했을 수도 있고 단순히 이사를 간 것일 수도 있지만 학생들이 속한 지역 교육청에는 보고가 되지 않아 행방을 알 수 없다. 또한 홈스쿨링도 아니라 아예 이번 학년도에는 공부를 하지 않는 사례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행방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매키 교육감은 “이전의 경험으로 이런 경우 상당수 학생들은 서류미비 가정의 자녀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주거지가 없는 홈리스 학생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앨라배마주보다 올해 공립학교 등록 학생숫자가 더 많이 감소한 이웃 주들도 있다. 조지아주의 경우 올해 전학년에서 지난해보다 등록 학생숫자가 2.2% 줄었으며 미시시피주의 경우 무려 4.8%나 감소했다. 미시시피주와 조지아주 역시 유치원 학생들의 등록이 특히 많이 줄었다.
공립학교에서 학생들이 감소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일단 재정부터 타격을 받는다. 공립학교들은 등록 학생들의 숫자에 근거해 예산을 책정받고 교사들이 배정되기 때문에 당장 지원금이 감소하면 그렇지 않아도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수업과 대면수업을 병행해야 해 학교 운영에 고충이 큰 요즘, 공립 학교들의 어려움은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매키 교육감은 “공립 버츄얼 학교로 전학한 경우를 제외하고 총 9800명의 공립학교 학생 숫자가 줄어든 것은 최대 1200명의 교사직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걱정했다. 문제는 많은 학생들이 내년 학년도에 다시 돌아올 경우 더욱 심각해진다. 매키 교육감은 “학생 숫자가 줄어든 자료에 근거해 교육 예산이 줄었는데 이 학생들 중 다시 많은 학생들이 지역 공립학교로 복귀하면 지금도 심각해지고 있는 교사 부족 문제를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 앨라배마 교육청들에서는 이번 가을학기가 시작되면서 초등학교 교사들의 심각한 부족 문제가 이미 야기됐다. 교사 부족 심각 현상은 지난 8월과 9월 초등학교 교사들이 대거 은퇴하면서 불거졌다. 매키 교육감은 앨라배마주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새 학년도 들어서 2개월 동안 예년보다 2배 이상 은퇴하는 교사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매키 교육감은 “은퇴한 교사들이 수백명을 헤아린다”고만 말했으며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에릭 매키 앨라배마주 교육감.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 한 어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