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은 바이든 취임후 미국과 개선 가능성에 희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임기 말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이스라엘이 군사적 준비에 들어갔다고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반면 트럼프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으로 미국과 갈등을 빚었던 팔레스타인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이날 이스라엘 고위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은 최근 몇 주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전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을 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대비하는 이유는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거나 가자지구나 시리아, 레바논의 이란 대리조직을 통해 공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미사일 등을 사용한 군사공격을 검토했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국제 원자력기구(IAEA)가 전날 이란이 지난 2015년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등과 체결한 ‘이란 핵합의’에서 약속했던 것보다 12배가 넘는 우라늄을 비축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은 임기말 ‘광범위한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격을 말렸고, 일단 트럼프는 공격을 명령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물밑에선 여전히 이란을 겨냥한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2주간 크리스토퍼 밀러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과 두 차례 통화해 이란 및 시리아와 관련한 군사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지난 2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이란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달 중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따라 방문해 반(反) 이란 전선 구축에 나섰다. 폼페이오가 중동을 방문한 기간 동안, 중동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B-52 전략 폭격기가 미국의 파트너와 동맹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중동에서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군사행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동안 홀대를 받아온 팔레스타인은 바이든 행정부에 기대를 걸고 미국과 관계 정상화 준비에 들어갔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정부는 이스라엘과 민간·안보 협력 중단 결정을 번복하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대신해 세금을 걷는 것을 인정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선언한 아랍에미리트와 레바논에도, 팔레스타인은 다시 대사를 파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유화조치는 팔레스타인이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친 이스라엘 정책을 철회할 수 있는 명분을 주기 위한 것으로 악시오스는 해석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