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5일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 공화당 상원 다수당 여부 걸려
트럼프 ‘선거 사기' 주장에 공화당 투표열기 시들
트럼프 지지자들 ‘대선 불복'에 한발 뺀 공화당에 불만 “투표 말자” 운동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거 사기’ 주장 때문에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확보 사활이 걸린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가 위험에 처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선거가 조작됐다고 생각하고 투표 현장에 나오지 않을 조짐을 보이고 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극렬 트럼프 지지자들은 공화당이 트럼프의 대선 불복을 적극 돕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표하지 말자는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의 ‘선거 사기’ 의혹을 앞장서서 주장하고 있는 시드니 파월 변호사는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조지아주에서 셀 수 없는 부정선거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증거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조지아주 등에서 사용된 개표기가 미국의 적인 베네수엘라의 영향력 아래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와 관련한 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함께 선거사기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조지아에서 “수만명의 부정·불법 표를 찾아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오는 1월5일에 열리는 조지아주의 상원의원 결선투표에 공화당의 상원 장악 여부가 달려있다는 것이다. 조지아주는 주법상 후보가 1위 후보가 득표율 50%를 넘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AP통신 집계 기준 공화당이 상원 과반(51석)에 못미치는 50석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조지아에 걸린 2석의 상원의원 자리는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에서 공화당이 지렛대를 가질 수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조지아주의 공화당 전략가 데이비드 존슨은 “지금 당장 (투표할지 여부에) 혼란이 있는 것같아 걱정”이라며 “그것(선거사기 주장)이 공화당원들을 투표에 나오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원래 미 남부의 조지아주는 공화당 텃밭이었지만,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이 1만3000여표 차이로 이겼다. 이 때문에 이번 상원의원 결선투표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실제 이번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위한 부재자 투표 신청은 역대 최고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선거가 한 달도 넘게 남은 상황에서 지난 23일 현재 조지아주의 부재자 투표 신청은 76만건을 넘어서 2018년 중간선거 당시의 다섯 배를 기록했다고 현지 방송국 WSB-TV가 보도했다.
조지아주 유권자들은 부재자 투표 용지를 우편으로 보내거나 혹은 직접 선거사무소에 전달할 수 있다. 2020년 대선에서 조지아주의 우편투표 수가 총 132만 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원의원 결선투표가 대선보다 더 치열할 수 있는 것이다.
우편투표는 주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바이든 당선인도 조지아주에서 현장투표에선 트럼프에 졌지만, 우편투표로 나중에 뒤집었다. 공화당으로선 조지아주의 불붙은 선거 열기에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워싱턴 정계 이단아로 불리는 정치 컨설턴트 로저 스톤 /비즈니스 인사이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평가받는 정치컨설턴트 로저 스톤은 최근 조지아로 내려와 공화당원들에게 투표하지 말 것을 독려하고 있다.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불복 선언과 선거사기 주장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은 것이다. 스톤은 투표를 하더라도 공화당 후보가 아니라 투표용지에 “트럼프 이름을 적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나서 이들과 선긋기에 나섰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위터에 투표장에 나가지 말라는 주장을 언급하며 “그건 말도 안되는 것이고 무시하라”며 “우리 모두는 공화당 후보에 투표해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