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美대선] 플로리다에만 라틴계 160만명… 50% 이상이 트럼프 지지 밝혀
미 대선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플로리다주(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인구 150만 라틴계 이민자들의 표심이 결정적이었다.
트럼프는 라틴계 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에서 최소 52만표를 얻었다. 2016년 대선 때 33만표에서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다. NBC뉴스 출구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 쿠바계의 55%, 기타 라틴계의 48%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라틴계가 트럼프를 선택한 배경엔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강한 성향이 있다. 1959년 쿠바가 공산화된 후 꾸준히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들은 플로리다에만 150만명 살고 있다. 인구 10만명의 베네수엘라계 역시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1999년 집권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이후 등장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피해 도망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공산주의를 탈출해 미국으로 왔기 때문에 상당히 보수적이다. 플로리다 국제대학 조사에 따르면 쿠바계 미국인의 53%가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있으며, 지난 8월 한 여론조사에서는 플로리다 베네수엘라인의 66%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조사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바이든을 수시로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하며 라틴계 유권자들에게 구애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플로리다 탬파 유세에서 트럼프는 “나의 상대(바이든)는 사회주의자와 공산주의자 편”이라며 “나는 자유를 위해 정의로운 투쟁을 하는 쿠바와 베네수엘라의 자랑스러운 사람들과 함께한다”고 했다. 라틴계를 겨냥한 스페인어 광고도 캠페인 기간 내내 지속했다. NBC뉴스는 “플로리다의 라틴계는 바이든이 당선되면 미국이 사회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굳게 믿게 됐다”고 전했다. 쿠바 출신 호세 하비르 로드리게스 미 민주당 상원의원은 “공화당 측은 무자비했지만, (바이든이 사회주의자 편이라고 공격한 것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김다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