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美대선] 둘다 대선불복 법정다툼 예고… 트럼프, 수천명 변호인단 준비
이번 미국 대선은 일부 경합주의 개표 결과 발표가 지연되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각자 승리를 주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면서 어느 한쪽도 쉽게 승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다음 날인 4일 새벽(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영되지 않은 투표를 뒤늦게 반영하고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우리는 막을 것이고 연방대법원으로 이번 문제를 가져갈 것”이라면서 사실상 불복 의지를 내비쳤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측이 수천명의 변호인단을 꾸리고 2000만달러(약 228억원)를 소송 비용으로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미 대선 경합 5개주 우편투표 시한
바이든 후보 측 역시 장기 소송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조 바이든의 후원자인 조 코트체트 변호사는 폴리티코에 “바이든이 대승하지 않는다면, 선거 소송이 한 달은 갈 것”이라며 “주별로 개별 소송이 제기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 측은 지난달 중순부터 법률 비용을 따로 책정해 놓았다.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 인터넷 매체 프로퍼블리카는 펜실베이니아·플로리다·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미시간·위스콘신 등 경합주 6곳을 소송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꼽았다. 이 가운데 펜실베이니아는 이미 우편투표를 놓고 소송전이 한창이다. 현지 법원이 우편투표를 대선 후 사흘까지 개표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에 대해 공화당 측이 소송을 냈다. 현재 주 대법원과 연방 지법에서 기각했지만, 공화당은 항소법원과 연방대법원까지 소송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번 대선이 전례 없는 소송전으로 번진 데엔 코로나 요인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프로퍼블리카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때문에 (우편투표나 드라이브스루 등) 투표를 안전하게 하려는 장치를 (선관위가) 만들었다가 여러 주에서 송사를 초래한 것”이라고 했다. 이 매체는 다만 “법률 전문가들은 소송을 한다고 해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이현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