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현지시각)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인으로 선언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움직임에 관계없이 새 대통령으로서 신속한 정권 이양 작업에 바로 착수할 계획이라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날 미국 인터넷 미디어 악시오스에 따르면, 바이든은 방송사들이 개표 숫자상으로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선언하면, 바로 새 지도자로서의 포부를 국민에게 밝힌 뒤 인수위를 발표하는 등 정권 이양 작업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계획은 바이든 참모들이 지난 2000년 대선 때 빚어졌던 혼란 사태 때 얻은 교훈에 따른 것이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맞붙은 당시 대선에서 선거 당일 부시가 271명, 고어가 26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지만 경합주 플로리다에서 0.5%포인트 차이로 예측불허 상황이 됐다.

이후 한달여만에 부시 후보가 최종적으로 당선을 확정 지을 때까지, 고어 후보 측이 주저하는 사이 부시 후보는 승리를 선언하고 당선인처럼 행동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개표에 시간이 오래걸리는 ‘우편투표’ 비율이 크게 늘면서, 대통령의 확정발표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하는 가운데, 바이든은 오늘 개표 결과가 나오는대로 ‘승리선언’으로 트럼프의 불복과 지지자들의 소요사태 등 위협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바이든은 오바마 행정부 때 부통령으로 이미 8년이나 백악관에 있었기 때문에 경험 많은 참모들과 함께 이미 정부 기관별로 누구를 어디에 앉힐지, 트럼프 대통령의 어떤 행정명령을 어떻게 무효화시킬지 등 세세한 계획이 이미 짜여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여전히 바이든 후보는 3일 승리 연설을 계획대로 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바이든은 이날 윌밍턴에서 기자들에게 “오늘 밤 얘기할 것이 생긴다면 얘기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다음날 개표가 될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모호하게 말했다.

원우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