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자 인준 두고 의견 충돌 격화…낙태, 총기 소지 등도 이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성향의 대법관 후보자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를 지명하면서 인준을 두고 의회 의사당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공방을 벌이면서 이번 대선에서 가톨릭 유권자의 스윙(swing)을 얻기 위한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바이든 후보자를 지지하는 이들은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가 낙태와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 벤드 시장은 만약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가 인준을 통과해 취임하면 자신의 결혼까지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동성애자로 알려진 부티지지 전 시장은 2015년 동성 결혼 합법 판례가 뒤집힐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17일에는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 전역에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으며 이들은 오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배럿이 원칙을 중시하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는 만큼 보수 가톨릭 층의 지지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표심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근 퓨 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백인 가톨릭 신자들이 바이든보다 트럼프를 8% 포인트 더 선호하고 있다. 히스패닉계 가톨릭 신자 가운데 바이든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응답은 67%로 트럼프를 훨씬 앞질렀다.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총기 소유를 금지하며 낙태를 용인한다며 “이는 신과 성경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은 가톨릭 신자지만 낙태를 지지하고 있다. 또한 첫 아내를 잃는 개인적 비극을 겪었을 때도 신앙에서 위로를 얻었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주교회의가 “가톨릭 신자는 낙태, 안락사, 자살 등의 근본적인 악인 행위를 촉진하는 정책을 선호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수 없다”는 지침을 정한 만큼 ‘낙태’라는 쟁점은 표심을 가를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선거캠프는 최근 가톨릭 신자들을 겨냥한 새로운 광고를 발표하며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광고는 조 바이든과 카말라 해리스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행정부가 무엇을 위해 서 있었는지에 대한 중대한 도덕적 대조를 보게 될 것이라며 11월 선거를 ‘우리 민족의 영혼을 위한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교황 요한 바울 2세의 선거 광고를 인용했고 사망한 아들의 묵주를 손목에 차고 등장한다. 바이든 후보자는 “가톨릭 유권자들이 낙태뿐 아니라 일자리, 의료, 경제, COVID-19 대유행 사태에 대한 대응과 같은 이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선거캠프도 가톨릭 유권자 표심을 위한 광고에 나섰다. 종교적 자유에 메시지를 집중시키고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주에 가톨릭 코디네이터를 고용했다. 저스틴 클라크 트럼프 선거대책 본부장은 CNN 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역사상 종교적 자유를 위해 가장 목소리를 내는 대통령이다”라며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의 대조가 더 명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