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행각을 보면 “제 정신이냐?”고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이제 11.3 대통령 선거까지 22일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하는 짓마다 일부러 참패의 길을 향해 스스로 질주(疾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지 않아도 조 바이든에 10%이상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었는데 우선 가장 믿었던 제1차 후보 토론회에서 엉망진창의 표 깎아먹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트럼프 진영에서는 이번 토론회에서 바이든의 지능저하 (또는 치매) 현상이 폭로될 것을 기대했었다. 그래서 토론이 시작되자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러 바이든의 발언중에 뛰어들어 교란하는 작전에 나왔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결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효과를 내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90분 내내 고함을 질러 바이든을 혼란에 빠뜨리려 했지만 바이든은 끄떡도 하지 않고 침착하게 받아넘겼다. 오히려 거의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트럼프의 극단적인 고성(高聲)교란에 진절머리를 내고 상을 찌푸리는 역효과를 냈을 뿐이다.
결국 그의 토론회에서의 행동은 그의 성미가 얼마나 고약한가에 관한 민주당측의 주장을 여실히 증명한 효과를 낳았고, 이와 반대로 바이든은 이미 망령이 들었다는 평소의 공화당 측 헐뜯음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셈이 되고 말았다.
다음으로 문제가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극단적인 경시(輕視)태도이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코로나 바이러스는 독감보다도 무섭지 않다”는 말을 해 왔다.
금년 봄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할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자연히 곧 없어진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아무런 대책도 취하지 않았다. 초기에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를 통제했기 때문에 많은 방역 효과를 보았다는 주장도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언론계의 견해이다.
더군다나 트럼프 대통령은 밥 우드워드의 저서 ‘분노(Rage)’에서 밝혔듯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독감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국민들을 패닉(panic:공황)에 빠뜨리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이 사실을 감추고, 독감보다 무섭지 않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패닉이란 그 것 때문에 증권시세가 폭락해 손해를 보는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그렇다면 이는 국민의 목숨보다 증권시세를 더 중시하는 비 인간적인 중죄를 범한 것이 된다는 주장들이다.
지금 모든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코로나 팬데믹(공황)이다. 이 때문에 경제가 엉망이 됐고, 모든 시민들의 생활이 파괴됐으며, 벌써 21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렇다고 정부가 지금 당장 이 액병을 없게 해 달라는 것도 아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정부가 정직하게 도전에 직면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대통령 스스로가 마스크를 부지런히 착용하고, 조금이라도 국민의 고통을 덜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헌신적인 노력과 겸허(謙虛)함을 보여주기만 해도 충분하다. 이 정도만이라도 국민들은 큰 감명을 받고 이번 선거에서도 표를 몰아주는 정치적 황금기(political gold)를 선물로 손에 쥐어줄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항상 쓰고 다니는 바이든을 헐뜯고, 국민에게 강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스스로는 전혀 지키지 않음으로써 백악관을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들의 소굴로 만들고 말았다.
드디어 그와 그의 부인이 모두 코로나 확진자가 되었는데, 문제는 그의 병태(病態)가 어느 정도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데 있다.
처음에는 세계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꾀병을 부리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한 것도 그의 평소 행동에 비추어 받는 ‘자업자득(自業自得)’이었는지 모른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치료행위를 한 과련 의사들에게는 모두 함구령이 내려져 있는 것 같다. 다만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는 덱사메타존(dexametha sone)이라는 스테로이드제를 처방 받았다고 한다.
이 약은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 중 산소 호흡기를 사용해야 하는 중환자에게 투여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 약의 효능중 하나는 행복스런 ‘도취감(陶醉感: euphoria)’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만 이 도취감을 느꼈다고 해서 병세가 호전됐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의학계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육군병원에서 퇴원하자 “(나는) 아주 기분이 좋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두려워하지 말라. 그 것이 당신을 지배하도록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이 도취감의 개가(凱歌)가 또 부메랑이 되어 표를 깎아먹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까맣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현재 가능한 최대한도의 의료 혜택을 무료로 받고 자기 말로는 완전히 회복되었다는데, 그 말을 들은 일반 국민들중에는 매우 속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는 왜 모르는가? 보통 사람들은 1억원이나 주어야 같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현재 200일 동안이나 완치되지 못한 어떤 여성 코로나 환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두려워 말라고? 이 병으로 죽은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해라. 가족의 한 사람을 매장(埋葬)한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해라.”
그 뿐이 아니다. 어떤 저명 의사는 “나도 그 약을 처방받아 보았다. 나는 100만 불을 손에 쥔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실지로는 그 때 내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중태(重態)이지도 않은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가 이 약을 투여받을 때에는 이 약의 부작용 때문에 오히려 병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아무 증세가 없고 아주 기분이 좋다고 말하고 있지만 한 때만이라도 산소호흡기를 착용할 만큼 매우 중태였으니까 이 약을 투여받은 것이며, 또 지금 기분이 좋다는 것도 덱사메타존의 부작용일 뿐, 실제로는 중태인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추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선거 때 스스로도 깜짝 놀랄만큼 뜻밖의 행운이 겹쳐 승리자가 되었었다. 그 이후로 그 자신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정치의 천재라고 치켜세우는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자부심이 오히려 화(禍)가 되어 스스로 행운들을 걷어차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